삼성‧한화생명, 해외시장 ‘기지개’…적자 털고, 성장세 전환
삼성‧한화생명, 해외시장 ‘기지개’…적자 털고, 성장세 전환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08.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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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베트남 북부 호아빈성 낌보이구 낌쭈이면에 지역주민을 위한 보건소를 신축해 지방 정부에 기증했다. 사진=한화생명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주요 생명보험사가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해외시장에서 본격적인 성장세로 전환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시장을 노크했던 생보사들은 현지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며 적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해외시장은 지난해부터 10년이 넘는 장기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보험설계사수가 늘어나면서 흑자전환의 기틀을 마련한 것. 

본격적인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풀어야 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 전문가들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과 인수합병(M&A) 등에 세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태국 현지 법인 ‘타이삼성(1997년 진출)’과 2005년 중국 합작사 ‘중은삼성(2005년 진출)’이 본격적인 성과 창출 단계에 진입했다. 타이삼성은 경영 실적 호조로 올 2분기 3억4000만원, 상반기 기준으로 2억원의 흑자를 냈다. 첫 흑자 전환으로, 지난해 73억원의 적자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 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다.

타이삼성은 보유계약 증가 등 영업 호조를 바탕으로 흑자가 지속될 수 있는 손익 구조를 마련했다는 게 고무적이다. 삼성생명은 이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 달성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보험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도 순항 중이다. 2015년 중국은행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후 성장세가 눈에 띈다.

중은삼성은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2014년 1627억원에서 2016년 8948억원으로 2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올 상반기엔 5880억원 수준으로 연간 기준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적자 경영 구조지만 상반기 적자 폭이 9억원까지 줄면서 내년엔 흑자 달성이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현지 시장점유율 순위를 보면 국내 생보사들은 아직까지 하위권”이라며 “생명보험업은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에 많은 시간과 초기 비용이 들게 마련이다. 여건과 상황이 녹록치 않았지만, 국내 생보사들의 현지화 전략과 꾸준한 투자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타이삼성의 주요 경영실적. 단위는 억원. 자료=삼성생명

현지화

태국 보험시장은 시장성이 좋아 AIA를 비롯해 AXA, 알리안츠 등 글로벌 보험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에 진출했으나 두 차례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으며 후발주자로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다 2014년 적극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펴면서 상황이 나아졌다.

타이삼성은 태국 전역에 신인 설계사 발굴과 육성을 위해 5개 육성센터를 설치하고, 설계사들에게 고객 발굴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는 삼성생명의 표준활동 모델을 접목했다. 또 현지 영업 관리직원들을 한국에 초청해 조직관리 노하우 등을 전하는 등 차별화된 지원체계를 갖춰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타이삼성은 수입보험료 기준 2013년 431억원에서 2016년 991억원으로 3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622억원을 기록해 출범 후 처음으로 연간 수입보험료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계사 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2013년 4845명에서 올 상반기 6640명으로 증가했고, 월 1건 이상의 계약 건수를 기록한 설계사가 같은 기간 560면에서 1610명으로 증가하며 영업조직의 질도 크게 향상됐다.

한화생명 역시 삼성생명에 앞서 성공적으로 현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생보사로는 처음으로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생보사가 단독으로 100% 지분을 출자해 해외 보험업을 위한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도 첫 사례였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지난해 4억5000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도 4000만원의 이익을 거뒀다.  2013년 115억원, 2014년 86억원, 2015년 276억원 등 그간 521억원의 누적 적자를 고려하면 큰 성과라는 게 중론이다. 

역시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법인장과 스태프 2명을 제외하고 재무관리자, 영업관리자 등 24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현지 인력으로 구성했다. 영업의 핵심인 설계사 조직 관리를 현지인에게 맡긴 것이다.

M&A

삼성과 한화생명을 제외하고는 해외시장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금력과 추진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3위인 교보생명은 아직 해외 진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영국 등지에 해외 주재 사무소를 두고 보험시장과 수요 트렌드를 조사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PCA생명을 합병한 데 이어 베트남 현지 보험사인 ‘프레보아베트남생명보험’ 지분 50%를 인수하며 해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를 통해 기존 최대주주인 프랑스 프레보아그룹과 공동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선 이같은 현지 기업과의 M&A를 해외 진출의 한 방식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소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은삼성은 텃세가 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시장에서 10년 넘게 적자에 허덕였다. 그런데 2015년 중국은행이 최대주주로 나서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이나 동남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들은 현지 보험사의 지배력이 높고 규제가 심하기 때문에 경쟁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현지화든, M&A 등 상황에 맞는 다양한 접근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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