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은행권, “나홀로족 잡아라”…욜로‧짠테크 겨냥 상품 봇물
[이슈 체크] 은행권, “나홀로족 잡아라”…욜로‧짠테크 겨냥 상품 봇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9.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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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 사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나홀로족’에 주목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른바 일코노미(1인+이코노미)가 대세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이 이들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

1인 가구의 소비 형태는 크게 욜로(YOLO)와 짠테크(짠돌이+재테크)로 나뉜다. ‘인생은 단 한번이다(You Only Live Once)’며 후회 없이 즐긴다는 뜻의 욜로는 취미·여행 등 자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반면 짠테크는 커피값 등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그 돈을 매일 조금씩 모아 목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계열사의 카드, 보험사 등과 연계해 1인 가구에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편의점, 배달음식, 여행 등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일코노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지주사 차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1인 가구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은행과 카드,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 그룹 내 4개 계열사의 다섯 가지 상품을 묶은 ‘일코노미 청춘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의 스마트적금과 전세자금대출, 카드사의 ‘청춘대로 1코노미’ 카드, 손해보험사의 암보장건강보험과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펀드로 묶인 이 패키지는 상품명부터 내용 구성까지 철저하게 1인 가구, 특히 욜로족에 맞춰졌다.

가령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단독세대주거나 사회 초년생일 경우 최대 0.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1코노미 카드는 인터넷쇼핑몰이나 캐릭터샵, 배달 어플리케이션(앱) 이용 시 5%를 적립해주고 편의점과 음식점 등에서는 최대 20%까지 적립된다. 또 스마트적금 가입 시 여행 시 사고에 대비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욜로족에 적합한 혜택이 주어진다.

우리은행은 가입자의 빅데이터로 소비 성향을 분석해 주로 사용하는 업종별로 우선 할인혜택을 부여하는 ‘올포미 적금·카드 패키지’를 통해 욜로족을 겨냥했다. 이 상품은 개인별 소비성향을 분석해 나홀로족이 주로 이용하는 7대 업종(편의점, 홈쇼핑, 온라인쇼핑, 할인점, 병·의원, 이동통신, 대중교통)을 이용빈도가 많은 순서대로 분류해 1~2위는 10%, 3~4위는 7%, 5~7위는 5%의 할인혜택이 있다.

또 개인별 생애주기(Life Cycle)에 맞춰 차량이나 주택구입 등 목돈이 필요해지는 생애주기 이벤트 발생시 적금금액 납입유애나 특별중도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의 ‘쏠쏠패키지’도 욜로족을 타깃으로 한 상품이다. 카드와 적금, 대출로 구성된 이 상품은 1인가구의 소비성향에 맞춰 편의점과 커피, 외식, 반려동물, 영화, 세탁 등의 업종에서 최고 12%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여행을 즐기는 나홀로족의 특성에 맞춰 월부금 50만원 이하의 소액적금에 다양한 우대금리를 더해 여행비 마련을 돕는다.

욜로족 1인 가구를 겨냥한 금융상품들이 주로 편의점과 외식 등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여행과 관련한 부가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티끌 모아 태산’ 정신으로 지출비용을 줄이고 정기적으로 적립해 목돈을 만드는 짠테크 상품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의 ‘한달애(愛K)저금통’과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적금, 우리은행의 ‘위비 짠테크 적금’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상품은 월 최대 적립 한도가 50만원 이내로 낮고 자유롭게 적립 금액을 설정할 수 있다.

커피값, 담배값 등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발생하는 지출을 아껴 이를 저축하고 타 상품과 비교해 더 높은 금리로 일정 기간 후 돌려받는 형태다. 간편한 저축을 유도하기 위해 이들 상품은 모두 모바일·비대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잠재력

이처럼 은행권이 나홀로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속속 내놓은 것은 1인 가구의 높은 소비 잠재력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80년 38만 가구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지난해 539만8000가구로 36년 동안 14배 이상 불어났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9%. 2인 가구(26.2%), 3인 가구(21.4%), 4인 가구(18.3%)보다도 많다. 1인 가구가 우리나라의 가장 보편적인 가구형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더욱이 이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경영연구소에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앞으로 8년 이상 1인 가구를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22.3%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2035년에는 1인 가구 수가 760만 가구로 전체의 34.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주 KB금융 경영연구소 1인 가구 연구센터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에 대한 긍정적 인식 및 새로운 소비 대상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1인 가구의 세분화된 금융니즈에 대한 이해 및 타깃 고객군에 맞춤화된 금융상품 설계와 제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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