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일자리 창출?…“실적 늘었지만, 있던 자리도 없어졌다”
[이슈 체크] 일자리 창출?…“실적 늘었지만, 있던 자리도 없어졌다”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09.1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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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지만 직원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영업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금융당국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 창출에 전력을 다하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기존 일자리도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자산 기준 국내 10대 생보사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신한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9개 생보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2조246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582억원) 대비 27.8% 증가했다.

흥국생명은 상반기 588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233억원)보다 152.4% 급증했다.

ING생명 역시 1069억원에서 1814억원으로 69.7% 순익이 늘었고, 한화생명의 순익도 2625억원에서 4285억원으로 63.2%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6413억원) 대비 39.9% 증가한 8969억원의 순익을 냈다. 이어 동양생명(14.3%), 교보생명(13.0%), NH농협생명(3.6%)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반면 KDB생명과 미래에셋생명 2개사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KDB생명이 지난해 상반기 822억 순익에서 올해 324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했고, 미래에셋생명은 361억원에서 326억원으로 순익이 줄었다.

대체로 업계에선 올해 상반기 실적을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저금리 기조와 새 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부담으로 생보업계가 위기에 봉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처럼 눈에 띄는 실적에도 생보업계 직원수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다.

주요 생명보험사 직원수 현황. 자료=각 사 반기보고서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9개 생보사들의 직원수는 지난해 6월 기준 1만8938명에서 올해 1만8104명으로 4.4% 줄었다.

순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흥국생명 직원수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흥국생명의 올 6월 기준 직원수는 658명으로, 전년 849명보다 22.5%(191명) 줄었다. 직원 5명 중 1명이 회사를 나간 셈이다.

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던 ING생명도 2.3%(17명) 감소했고, 삼성생명 역시 1.0%(52명) 직원수가 줄었다.

미래에셋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9.2%(240명), 10.1%(418명) 직원수가 줄어 감소폭이 컸다. 

다만 교보생명은 올 초 자사 콜센터가 분사하면서 이동한 직원들이 포함된 수치고,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PCA생명과 합병 과정에서 기존 지원들이 재배치된 영향이 있었다.

직원수가 늘어난 곳도 있으나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NH농협생명은 1.3%(13명), 동양생명은 0.7%(7명), 한화생명은 0.6%(23명) 등 1% 안팎으로 직원수가 늘었을 뿐이다.

KDB생명은 올해 6월 기준 직원수가 895명으로 지난해 854명보다 4.8%(41명) 늘었지만, 이후 대규모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현재까지 인력 감축에 적극적이다.

불협화음

실제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3월 말 기준으로 생보업계 인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여명이 줄어들었다.

더구나 중소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지점 통폐합,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잡음도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KDB생명의 경우, 7월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사측이 200여명의 희망퇴직에 이어 정리해고 절차까지 밝으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또 170여개에 달했던 지점을 100개 수준으로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인사발령이 계속 늦어져 업무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4월 지점 통폐합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했던 흥국생명은 현재 노조가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일방적인 인력 감축과 성과연봉제 강제 시행에 노조 측에서 문제를 제기했다.

백창용 흥국생명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직원 임금을 삭감하려는 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강행하면서 노조 임시총회를 방해하고 사내전산망 노조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했다”며 “부당노동행위이자 단체협약위반”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험사 경영 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현 정부 기조와도 역행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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