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카카오뱅크vs시중은행…뛰어난 접근성과 직관성 ‘강점’
[창간 기획] 카카오뱅크vs시중은행…뛰어난 접근성과 직관성 ‘강점’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9.20 09: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쉽고 빠른 경제뉴스’ 이지경제가 창간 7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지난 7년간 투자와 기업 정보 등 생생한 경제뉴스와 그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에게 가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지경제는 창간 7주년을 기념해 금융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의 접근성을 집중 분석했다〈편집자주〉.

‘구관이 명관’이라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 적어도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은행권에서는 확실히 그렇다.

인터넷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의 열풍이 거세다. 출범과 함께 각종 기록을 양산하며 금융권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것,

지난 7월 말 출발한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한 달 만에 가입계좌 수 300만좌, 여‧수신액은 각각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진기록을 세우며 은행권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어플리케이션(앱)은 20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금융 카테고리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유지하며 여전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선전은 시장의 예상을 완벽히 뛰어넘었다. 시중은행들이 오래전부터 각자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운영해온데다,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결정 이후에는 써니뱅킹(신한은행), 위비뱅킹(우리은행) 등 모바일 특화 브랜드를 내세워 시장을 선점해온 이유에서다. 여기에 카카오뱅크보다 석 달 앞서 출발한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도 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의 인기를 등에 업고 기존 은행의 모바일 서비스와는 차별화를 꾀하며 금융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결과 전례 없는 호성적을 기록하며 금융권의 판도를 바꾸는 기폭제 역할을 할 정도에 이르렀다.

카카오뱅크가 어떻게 시중은행의 쟁쟁한 모바일뱅킹을 제쳤는지 직접 앱을 설치해 사용해봤다. 기존 앱들과의 차별화된 점을 비교하기 위해 정통 모바일뱅킹 앱인 ‘신한은행 S뱅크’와 우리은행의 모바일 전용 브랜드인 ‘위비뱅크’도 함께 설치했다.

접근성

카카오뱅크와 두 시중은행 앱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단연 ‘공인인증서’를 들 수 있다.

그동안 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권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했던 공인인증서가 카카오뱅크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것.

이같은 차이는 가입 및 로그인 단계에서부터 뚜렷이 나타난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별도의 회원가입이 필요 없다. 카카오의 다른 앱처럼 이미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아이디를 연동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 설사 카카오톡 아이디가 없어도 본인 핸드폰 번호를 아이디(ID)로 사용해 가입할 수 있다.

로그인도 가입 시 지정해둔 패턴만 그려 넣으면 오케이. 지문 인식이나 OTP(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 등 추가 인증 수단도 지원하지만 없어도 무방하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신분증 확인과 1원 이체 방식을 통한 본인인증을 완료하면 기본적인 입출금계좌가 만들어진다.

반면 신한S뱅크는 앱에 ‘가입하기’ 기능이 별도로 없어 모바일만으로는 신규 가입이 불가능했다. 앱을 사용하려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해 가입 및 계좌개설을 하고 인터넷뱅킹을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이후 PC를 통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뒤 이를 다시 스마트폰에 옮기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로그인이 가능하다.

위비뱅크는 사정이 그나마 낫다. 굳이 우리은행 계좌가 없더라도 타행 계좌로 가입이 가능한 이유에서다. 로그인도 6자리 핀(Pin) 번호를 등록해 간편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까지. 대다수 상품은 계좌를 개설하려면 우리은행의 기존 고객이어야 한다. 결국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한S뱅크와 같이 영업점을 필수로 방문해야 하는 것.

일부 상품은 기존 고객이 아니어도 가입할 수 있지만 로그아웃을 해야 가입 가능하다고 나온다. 타행 계좌 가입은 ‘빛 좋은 개살구’인 셈. 여기에 신한S뱅크와 같이 공인인증서를 필요로 하는 점은 덤이다.

더욱이 공인인증서는 1년마다 갱신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PC로 발급받아 스마트폰으로 옮기는 과정을 매년 반복해야 한다.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꽤나 귀찮은 과정임에는 틀림없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모바일뱅킹 앱보다 선풍적인 인기를 끈 요인은 이같은 뛰어난 접근성으로 풀이된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모바일 계좌를 개설하고 싶을 경우, 신한S뱅크와 위비뱅크는 직접 해당 은행의 영업점으로 찾아가 서류를 작성하고 인터넷뱅킹을 신청한 후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스마트폰으로 옮긴 뒤 로그인을 해야 한다.

이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즉석에서 앱을 다운받고 카카오톡 아이디로 로그인 뒤 신분증 사진 촬영 인증, 1원 송금 인증 등 몇 가지 개설 절차만 거치면 10분 내외에 간편하게 계좌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각 은행 앱들의 메인 화면.

직관성

세 가지 앱들은 디자인과 구성 면에서도 각자 다른 차별성을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디자인은 한마디로 ‘직관적’이다. 로그인 후 기본 화면에는 자신의 카카오톡 닉네임과 보유한 통장이 카카오앱 특유의 노란색으로 큼지막하게 표시돼 있다. 메뉴 항목은 3개로 본인이 소유한 계좌 화면과 상품을 나열한 화면, 그리고 앱 이용 가이드뿐이다. 필요 없는 군살을 쭉 뺐다.

모든 이미지와 글자들이 모바일 화면에서도 큼직큼직하게 잘 보이도록 간단하게 디자인됐다. 덕분에 사용 난이도가 굉장히 낮다.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앱 활용 실력만 있다면 헤매거나 별다른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야 말로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

다만 너무 간단하고 직관적인 탓에 보안성 부분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남는다.

위비뱅크는 우리은행 로고와 비슷한 파란색과 하얀색의 색감으로 디자인이 구성됐다. 한 페이지 안에 앱에서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넣어 이리저리 해매지 않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다만 ‘위비톡’이나 ‘위비마켓’, ‘우리로보알파’ 등 최근에 출시된 기능들은 사용하려면 별도의 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더욱이 많은 기능을 한 화면에 담으려고 하다 보니 화면 자체가 다소 난잡한 느낌도 있다.

신한S뱅크는 정통 모바일뱅킹답게 굉장히 많은 메뉴와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은행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소개 화면부터 이벤트, 은행업무, 상품 소개 등. 여기에 외환과 펀드, 자산관리 기능까지 담았으며 가계부와 금융일정표도 제공한다.

한 가지 앱으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전체적으로 앱이 비교적 무거운 느낌이다. 페이지 수도 많아 앱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라면 해맬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PC와 같이 별도의 사이트맵(Site-map)을 넣기 어려운 모바일 앱의 구조 상 이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은행 업무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계좌이체 기능은, 세 은행의 앱 모두 간편이체 서비스를 제공한다. 돈을 보낼 상대방의 계좌번호만 알면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공인인증서 등 보안절차 없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계좌이체 방법. 사진=카카오뱅크 화면 캡쳐

여기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이체 기능을 제공해 한층 진일보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친구에게 이체하기’ 기능을 통해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에게 계좌이체를 할 수 있는 것.

‘친구에게 이체하기’ 버튼을 누른 후 보낼 금액을 적고 친구목록 창에서 이체할 친구를 선택한 다음 그 친구의 실명을 적으면 이체 완료. 카카오톡 채팅방에 이체 메시지가 발송된다. 돈을 받은 친구는 이 메시지를 터치한 뒤 자신 명의의 계좌를 입력하면 돈이 입금되는 방식이다.

총평이다. 과연 이유 있는 카카오뱅크의 돌풍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앉은 자리에서 바로 가입 및 계좌개설이 가능한 뛰어난 접근성은 카카오톡의 인지도와 인기를 등에 업고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차별화된 무기임에 확실하다. 다만 카카오뱅크 출범 초기의 서버 오류나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보안성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보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