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10명 중 6명, 1년새 ‘아웃’…AIA생명 이직률 넘버원
보험설계사 10명 중 6명, 1년새 ‘아웃’…AIA생명 이직률 넘버원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10.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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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생명보험사에 소속된 전속설계사 10명 중 6명은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사의 경영상 이유로 일방적인 인력 감축을 당하거나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등 전속설계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의 ‘보험계약관리’에 공시된 생명보험사 21곳의 ‘13개월차 전속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올해 상반기 기준 평균 40.2%로 집계됐다.

13개월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각 보험사에 등록한 설계사 중 1년 후에도 정상적으로 보험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설계사 비율을 가리킨다.

따라서 정착률이 40.2%라는 것은 보험사 전속설계사 10명 중 4명만이 1년 후에도 보험사에 남아 설계사 활동을 한다는 걸 뜻한다. 나머지 6명은 1년 만에 설계사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보험사 또는 독립법인대리점 등으로 이직하는 것이다.

보험사별 13개월차 정착률을 살펴보면 AIA생명의 올 상반기 정착률이 19.6%로 나타나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보험사에서 설계사 10명을 뽑으면 1년 후엔 1~2명만이 남아있는 셈.

이어 PCA생명(20.4%), 라이나생명(27.6%), NH농협생명(28.0%), 신한생명(29.7%) 등이 정착률 20%대를 보이며 설계사 이탈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생보사들은 30%대 설계사 정착률을 보였다. 동부생명(30.3%), 동양생명(30.5%), 알리안츠생명(31.8%), 흥국생명(32.5%), KB생명(36.8%), ING생명(37.2%), 현대라이프생명(39.8%) 등이 30%대 수준에 머물렀다.

그나마 업계 평균보다 높은 정착률을 보인 생보사들은 업계 빅3인 삼성생명(48.0%), 교보생명(43.8%), 한화생명(51.4%)과 DGB생명(40.4%), 미래에셋생명(42.1%) 정도다.

푸르덴셜생명은 올 상반기 설계사 정착률에서 56.3%을 기록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정착률을 기록했다. 

문제점

사실 생보사들의 전속설계사 정착률은 소폭이나마 조금씩 올랐다. 2014년 34.2%였던 정착률은 2015년 37.0%로 올랐고, 지난해부터 40%대를 유지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보험설계사 인력 규모 자체가 감소했기 때문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등록된 보험사 전속설계사 수. 단위는 명. 자료=생명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에 등록된 전속설계사 규모를 보면 올해 상반기 11만1124명으로, 2012년 14만6833명에 비해 5년새 3만5700여명이 줄었다. 2013년 13만7582명, 2014년 12만4595명, 2015년 11만8986명에 이어 지난해 11만1813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현대라이프생명이 설계사 중심의 개인영업 조직을 최소화한 조치는 현재 전속설계사가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지속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현대라이프생명은 전속설계사 영업채널인 75개 점포를 30개로 축소했다. 또 지점 통폐합에 이어 인력 축소를 결정하며 희망퇴직을 단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립대리점과 판매 제휴도 중단했는데, 업계에선 현대라이프생명이 법인영업에 집중하면서 사실상 개인영업은 포기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구나 이같은 현실에서 전속설계사의 처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오세중 보험인권리연대 위원장은 “현재 보험사에서 전속설계사는 더 줄이고 싶어도 줄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그런 만큼 현장에서 설계사에 부과되는 업무 과중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 푸르덴셜생명의 한 보험설계사가 계약 해촉을 비관해 자살한 사건도 보험계약 실적뿐 아니라 설계사모집 실적에 따른 압박 때문이란 목소리도 있다.

앞서 푸르덴셜생명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설계사 정착률을 보였지만, 그렇다고 푸르덴셜생명의 전속설계사들이 더 나은 처지에 있는 것도 아닌 셈이다.

오 위원장은 “보험사들이 설계사를 무분별하게 뽑아서 계약건수를 올리다가 실적이나 경영상 이유로 해촉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며 “업계의 이런 관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설계사의 전문성도 떨어지고 보험소비자들도 피해를 입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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