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안정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도입된 개인형 퇴직연금(IRP) 절반 이상이 깡통계좌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회사가 가입자 늘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깡통계좌를 양산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한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 개설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의 적립금이 0원인 깡통계좌가 154만개로 전체 계좌의 약 57% 수준이다.
개인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이직·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를 본인 명의계좌로 적립해 만 55세 이후 연금화할 수 있는 퇴직연금으로, 2012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에 따라 도입됐다.
8월말 현재 개인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4조1112억원, 계좌수 271만개에 달한다.
외형상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듯 보이나, 절반 이상이 깡통계좌이거나 실질적인 운용지시가 이뤄지지 않는 의미 없는 계좌로 파악된 것이다.
민병두 의원은 “금융사들이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 판매를 직원들의 성과에 연동해서 무리하게 판매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실적 위주의 밀어내기식 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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