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우리은행이 지난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국가정보원이나 금융감독원, 은행 주요 고객의 자녀와 친인척 등 16명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인사팀이 작성했다는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채 추천 현황 및 결과’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총 16명의 이름과 생년, 성별, 출신학교와 함께 해당 인물의 배경이 되는 관련 정보와 추천인이 적혀있다.
예를 들어 한 지원자를 보면 관련 정보에 이모 금감원 부원장(보) 요청이라고 적혀있으며 추천인은 본부장으로 추정되는 ○○○(본)이라 적혀있다.
또 다른 지원자는 관련 정보에 국정원 백모씨의 자녀라 기재돼 있으며 추천인에는 ○○○ 그룹장이라 쓰여 있었다.
이밖에 ○○○ 본부장 처조카라던가 전 행장 ○○○ 지인 자녀, ○○○홍보실장 조카라고 쓰여진 지원자들도 있었다.
기관 고객 담당자의 자녀들도 있었다. ○○부구청장 ○○○자녀라고 쓰여 있는 지원자의 경우 비고란에 '급여이체 1160명, 공금예금 1930억'이라고 적혀있었다. 또 국군재정단 ○○○○ 담당자라고 적힌 지원자의 경우 비고란에 '연금카드 3만좌, 급여이체 1만7000건'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녀라는 지원자의 경우 비고란에 '여신 740억, 신규여신 500억 추진'이라고 적혀있어 기관 영업을 위해 채용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이들 16명은 결과란에 모두 ‘채용’이라고 적혀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우리은행 공채에 1만7000명이 지원해 200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 중 50명은 텔레마케팅이다. 특혜 채용이 사실이라면 일반 신입사원 150명 중 10%가 넘는 인원이 특혜를 입은 것이다.
심 의원은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당 문건이 인사팀 내부에서 작성된 것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회피했다"며 "소명 과정에서 별도 임직원 자녀의 명단도 작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건을 보면 매일매일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심정으로 살고 있는 우리 청년들과 그 모습을 애타게 지켜보고 있을 부모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일 것”이라며 “철자한 조사 후에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 고발해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은행에 자체감찰을 지시한 뒤 그 결과에 따라 현장검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