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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금융그룹 통합감독’…새 정부 재벌개혁 본격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내건 재벌개혁이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 도입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그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집중적으로 실시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재벌 내부거래 단속 차원이었다면, 금융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순환출자구조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직접 겨냥하기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또한 금융그룹 통합감독시스템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그룹에 대해 건정성을 살필 수 있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을 연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관련 공청회에 참석해 이같은 뜻을 밝힌 후 다시 한 번 분명한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금융위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통해 대기업에 속한 금융회사를 하나로 묶어 금융그룹 차원에서 적정 자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 내부거래가 불법적으로 행해지진 않는지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19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43개 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 총 자산의 83%, 자기자본 88%, 당기순이익 68%를 차지했다. 이중 보험과 은행 등 2개 이상의 업종을 가진 금융그룹은 2005년 9개에서 지난해 32개로 급증했다.

이들 금융그룹은 ▲지주사 아래 여러 금융회사가 놓여 있는 금융지주그룹(신한, 하나, KB, 농협, BNK, DGB, JB, 한투, 메리츠금융지주 등 9개) ▲금융 모회사 아래 여러 금융 자회사가 있는 금융모회사그룹(산은, 기은, 우리, 미래, 교보, SC, 씨티, 동양생명, 대신증권, 키움증권, 현대해상 등 23개) ▲금산결합그룹(삼성, 한화, 현대차, 동부, 태광, 롯데, 현대, 현대중공업, KT 등 11개) 세 부류로 나뉜다.

현재는 43개 금융그룹 중 금융지주그룹 9개만이 당국의 통합감독을 받고 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룹내 금융 자산이 많은 기업들은 2013년 동양증권 사태처럼 금융 리스크가 계열사에 전이될 우려가 있다”며 “기존 기관별·권역별 감독으로는 금융그룹 감독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예의주시

이에 업계에선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실시된다면 감독 대상의 범위가 얼마나 확장될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연구위원은 우선 금융그룹 총 자산이 20조원 이상이고, 최소 2개 권역의 자산 합계가 각각 5조원 이상인 금융그룹을 감독 대상으로 지적했다. 상위 10개 금융그룹의 총 자산이 최소 20조원 이상인 점이 감안됐다.

상위 10개 금융그룹은 삼성(366조원), 한화(126조원), 교보생명(97조원), 미래에셋(88조원), 현대차(61조원), 동부(51조원), 동양생명(44조원), 태광(37조원), 현대해상(36조원), 롯데(28조원)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2016년말 기준) 선정 시뮬레이션. 단위는 개, 조원. 자료=한국금융연구원

이럴 경우 실제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되는 곳은 삼성, 한화, 교보생명, 미래에셋, 현대차, 동부, 롯데 등 7곳이 될 전망이다.

이는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금융그룹이 포함돼 감독 목적에는 부합하지만, 감독 대상이 2개 이상 업종을 소유한 전체 32개 금융그룹 중 7개만 포함하고 있어 형평성 시비가 불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통합감독의 대상 범위와 방법 등을 놓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이달까지 로드맵을 마련하고, 늦어도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국정감사에서 금융위의 통합감독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금융위가 통합감독 시스템을 ‘모범규준’ 형식으로 우선 시행하겠다고 밝힌 점이 문제가 됐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16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순 행정지도인 모범규준 감독이 금융회사에게 이행 의무를 부과할 수 없고 행정지도 불이행에 따른 금융당국의 조치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선숙 의원실의 김형민 보좌관은 “현재 통합감독 대상이나 감독 기준 등이 확정된 단계가 아닌 상태에서 선정 기준이나 감독 내용 등은 차치하고, 감독체계의 형식과 관련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며 “금융그룹의 통합감독은 실효성 있는 법제화 등 이행을 담보해야 하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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