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군 입대자들의 보험료를 위험 등급 변경을 이유로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병역의무 이행 통지로 인한 보험료 인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9월까지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10개 손보사에서 보험가입자의 군 입대를 이유로 1987건의 보험료를 인상했다.
김해영 의원실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73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KB손해보험(496건), 현대해상(268건), 흥국화재(248건) 순으로 군 입대 후 보험료 인상 건수가 많았다.
또 한화손해보험(107건), 동부화재(75건), MG손해보험(33건), 농협손해보험(15건), AIG손해보험(8건), 더케이손해보험(1건) 등 10개 손보사에서 지난 3년간 2000건에 육박하는 보험료 인상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군 입대는 통보의무 대상이 아니며 직업과 직무 변동이라 볼 수 없어 계약 재조정이 불합리하다고 해석했고, 금융분쟁조정위원회도 이같은 위지의 조정 결정은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험사들은 보험가입자가 군 입대로 인해 위험등급이 변경됐다는 이유를 들어 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적인 상해보험료 기준 직업위험등급 1급은 연 보험료 2만800원, 2급은 3만8200원으로, 연간 1만7400원의 보험료 차이가 있다. 이에 군 입대로 인한 보험료 인상으로 1987명의 가입자가 연간 3457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김해영 의원은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로 대한민국 청년 대부분이 군에 입대하고 있다”며 “보험사 개별적으로 보험료 인상 여부가 상이해 많은 가입자가 피해를 보고 있으므로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병역의무 이행시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험금을 삭감해서 지급하는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 직업 분류 및 상해위험 등급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올해 내에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