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죽쑨 개미들, 진격의 ‘코스닥’…기관‧외국인 대비 수익률↑
코스피 죽쑨 개미들, 진격의 ‘코스닥’…기관‧외국인 대비 수익률↑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11.23 08:5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인 코스닥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장서 소외된 개미들이 코스닥에서 이를 만회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관 투자자의 신규자금 유입 등에 따라 코스닥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향후 상승장에 따른 혜택을 계속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종가 기준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48포인트(1.07%) 떨어진 780.90으로 사흘 만에 하락했다.

전날 789.38로 장을 마치며 2007년 11월 7일의 794.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자 연이틀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차익 실현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단 평가다.

이날도 코스닥 지수를 지탱한 건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지수는 전장보다 4.41포인트(0.56%) 오른 793.79로 출발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로 장중 796.28까지 오르며 전날 세운 장중 연중 최고치(793.60)를 경신했다.

하지만 기관의 차익성 매도세에 밀리며 하락세로 전환, 3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85억원, 209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반면, 개인 투자자는 626억원 순매수하며 코스닥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닥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은 전날 277조3880억원, 9조9367억원으로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스닥 거래대금은 지난 14일 7조1623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거래대금(5조9991억원)을 넘어선 이후 줄곧 코스피를 웃돌았는데,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코스닥 우세가 확연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는 4조8444억원 규모로 코스피(4조6588억원)보다 컸다. 한 달전 4조4221억원보다 4223억원(10%), 올해 초 3조8641억원과 비교하면 9803억원(25%) 늘어난 규모.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코스피 상승이 대형주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비중이 낮았다”면서 “이번 코스닥 강세장에선 60% 내외에 머물던 개인의 시장 참여 비중이 11월 들어 65%를 돌파하며 코스피 상승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수익률↑

코스닥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 10월 추석 연휴 직후. 코스닥 시장을 주도한 개미들이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높은 수익을 거둔 것도 이때부터다. 지난달 이후 코스닥 강세장에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기관과 외국인을 앞질렀던 것.

개인 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코스닥 상장사들의 수익률. 기간 2017년 10월10일~11월20일, 단위는 %. 자료=한국금융투자협회

금투협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들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51.65%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19.97%)을 훌쩍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상위 10종목의 수익률도 평균 47.90%, 41.12%로 양호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수익률이 각각 4.34%, 16.48%였던 데 비해, 개인들이 거둔 수익률은 마이너스(-4.26%)였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개인 순매수 종목들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바이오주 앱클론. 지난달 10일 종가 기준 2만1000원이던 앱클론 주가는 지난 20일 7만2700원으로 246.19% 급증했다.

텔콘도 같은 기간 4335원에서 1만200원으로 135.29% 올랐다. 이외에 펄어비스(51.52%), 티슈진(40.05%), 셀트리온헬스케어(34.50%), 비디아이(19.18%), 제일홀딩스(14.86%) 등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기대감

이같은 주가 상승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견실한 실적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사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1~9월) 순이익은 5조3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기업의 순익 증가율(34.2%)을 상회한 수치.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많다. 정부는 이달 초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원활히 자금을 조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했다. 또 현재 2% 수준인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10%까지 늘려 13조원 상당의 자금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코스닥 시장이 강세장을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상국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국면에서 국내 코스닥 기업의 이익 증가가 나타나는 상황”이라며 “혁신기업 지원 등 정부 정책과 연기금 투자 확대 방안 등 코스닥 상승 요인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현재는 정책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코스닥에 대한 투자 환경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오는 12월 발표 예정인 정부의 ‘코스닥 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방안’이 나올 때까지 기대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관의 신규자금에 개인 투자자들의 비중도 더 확대되면서 유리한 투자 환경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