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지난 1982년 육개장사발면으로 대한민국 용기면의 대중화를 이끈 농심이 35년 만에 ‘끓여먹는 컵라면’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농심은 주력 브랜드인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 한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신라면블랙사발은 전자레인지로 조리 시 용기가 녹지 않는 특수 종이재질이 사용됐다. 1000W용 전자레인지로 용기면을 조리할 때 용기면 내부 온도가 100도에 가깝게 올라가는데 이러한 고온에 견디는 재질을 전자레인지 용기에 사용한다는 것.
농심 R&D센터 관계자 “끓는 물을 붓고 표준 조리시간(2분) 보다 훨씬 긴 20분 동안 전자레인지를 돌려본 실제 실험에서도 내부 용기재질의 변화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끓는 물을 부어 몇 분간 기다렸다가 먹는 용기면의 경우, 데워먹는 방식이기 때문에 면발과 국물맛 등이 봉지라면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용기면을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면 물의 온도가 전자레인지 조리 과정 내내 100도 전후로 유지가 돼 끓는 물에 조리하는 것처럼 국물맛이 진해진다는 설명이다.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가 음식물의 위, 아래, 겉과 속에 있는 수분과 반응해 라면을 보다 골고루 익게 한다. 또 면 내부에 있는 전분의 호화가 촉진돼 면이 보다 투명해지고 찰진 식감이 구현되는 것.
맛과 품질도 강화했다. 면은 전자레인지와 끓는 물 조리에 모두 적합한 면발로 개선해 쫄깃함을 극대화했다. 스프는 면과 함께 넣는 전첨양념분말과 조리 후 넣는 후첨양념분말로 구성해 더욱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을 구현했다. 건더기도 표고버섯, 청경채, 계란후레이크, 고기고명 등 기존 대비 2배 이상 중량을 늘렸다.
농심은 편의점 이용과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해 먹는 데 친숙한 1020 소비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신라면블랙사발을 시작으로 향후 전자레인지 조리 용기면 신제품 출시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블랙의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전자레인지 용기면 제품을 출시한 것은 봉지라면의 맛과 용기면의 간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