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보험가 호실적 ‘기세등등’?…생‧손보 뚜렷한 온도차 왜?
[이슈 체크] 보험가 호실적 ‘기세등등’?…생‧손보 뚜렷한 온도차 왜?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11.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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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올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7조원을 돌파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외형상 수치는 나쁘지 않지만 생보와 손보업계 온도차가 뚜렷하다. 더욱이 일각에선 생보사의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손보업계는 보험과 투자영업 모두 개선세를 보이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강화됐다. 반면 생보업계는 순이익 대부분이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배당 수익 등 투자영업 이익으로 채워졌다. 본업인 보험영업 부문에선 적자를 면치 못했고, 지급여력(RBC)비율 마저 하락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RBC비율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자본 확충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28일 금융감독원의 ‘2017년 3분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조3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55억원(14.9%) 증가했다.

보험별로 살펴보면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54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87억원(16.8%) 늘었고, 생보사 역시 4468억원(13.3%) 증가한 3조8003억원으로 집계됐다.

생·손보 모두 올해 들어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것. 하지만 실적 개선 내용을 살펴보면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손보업계의 경우,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부문 모두에서 개선세를 보였다. 손보사들의 수입보험료는 3분기까지 58조1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9258억원(3.4%) 증가했고, 투자 부문에서도 부동산 처분 등으로 1605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일반보험의 수입보험료는 7.1% 증가율을 기록했고,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도 각각 5.2%, 2.2% 늘어났다. 특히 차보험 손해율이 전년 81.3%에서 올해 78.8%로 낮아지면서 손보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반면 생보업계는 보험료 수익이 감소하면서 오히려 보험영업 손실폭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배당이나 채권 등 자산 처분으로 투자영업 부문에서 비교적 높은 수익(6600억원)을 내면서 영업 손실분을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는 3분기 누적 81조73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9196억원(3.4%) 줄었다. 보험료 수익은 4.5% 감소하고, 지급보험금은 11.4% 증가하면서 15조5909억원의 보험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

이는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영업손실 15조1934억원보다 손실폭이 3975억원 늘어난 수치다.

생보사들의 경우, 보험사 핵심 영업기반인 보험영업에서 적자폭이 확대되는 데다 최근 자기자본까지 감소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한 상황이다.

생명보험사의 2017년 2~3분기 지급여력(RBC)비율 증감 추이. 단위는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RBC비율↓

실제로 생보사들은 순이익 증가에도 불구,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 평가액이 줄면서 자기자본 또한 감소했다. 올 3분기 기준 생보사들의 자기자본은 72조788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74조4895억원 대비 1조7014억원(2.3%) 줄어든 수치다.

그리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RBC비율을 공시한 12개 생보사 중 올 3분기(9월 말) 기준 RBC비율이 상반기(6월 말)보다 떨어진 곳은 모두 8곳.

이중 RBC비율 하락폭이 가장 큰 ING생명은 상반기 522.5%에서 3분기 501.7%로 20.9%포인트 떨어졌고, 동부화재(188.1%→175.4%)와 KDB생명(128.0%→116.2%)도 각각 12.7%포인트, 11.8%포인트 줄면서 10%대 큰 감소폭을 보였다.

이어 DGB생명(6.5%p), 동양생명(5.7%p), 한화생명(5.3%p), 흥국생명(4.6%p), 삼성생명(1.9%p) 순으로 RBC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RBC비율이 늘어난 곳은 3곳으로, 교보생명이 241.7%에서 255.6%로 13.9%포인트 개선됐고, 미래에셋생명과 NH농협생명이 각각 4.3%포인트, 0.1%포인트 소폭 늘었다. 신한생명은 181.5%로 전분기와 동일한 RBC비율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오는 2021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의 RBC비율 산정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 이 수치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민동휘 금감원 생명보험국 팀장은 “생보사와 손보사가 투자 실적 호조나 수익성 개선 등으로 당기순익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 상승으로 자기자본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IFRS17과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해 외형보다 손해율 등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전환하는 한편, 금리 추가 인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손실 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자본 확충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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