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김봄내 기자]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 중단을 선언한 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불똥이 튀고 있다. BBQ, 교촌 등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지나치게 비싼 값에 치킨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
일부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에 ‘통큰치킨 부활보단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운동이 우선’,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 담합 및 부당이득 조사 청원’등의 제목으로 청원운동을 개설하는가 하면 청와대 홈페이지에 청원글을 남기는 등 적극적인 행동으로 프랜차이즈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네티즌들이 프랜차이즈 업계를 비난하는 첫 번째 이유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치킨 가격 거품 형성 주도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치킨가격이 큰 폭으로 뛰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선 가격 담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프라이드 치킨 1만6000원, 양념치킨 1만7000원 정도의 수준으로 비슷하게 형성되어 있다.
치킨가격 담합 논란은 이미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도 제기됐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 프라이드치킨 가격이 원재료 값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의 가격 담합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닭 한 마리 가격은 2985원에 불과한데 일부 프랜차이즈 치킨의 경우 한 마리에 1만8000원까지 책정되어 있다는 것.
아이돌 가수를 모델로 기용하면서 광고비까지 치킨 가격에 포함돼 가격이 뛰었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한 네티즌은 “BBQ등이 경쟁적으로 비싼 값에 아이돌가수를 모델로 쓰면서 야금야금 가격을 올려 전체 치킨 가격을 올려놨다”고 꼬집었다.
이렇다보니 프랜차이즈 치킨의 원가를 공개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프랜차이즈 업계는 “각종 재료값과 대리점 마진 등을 따지면 치킨가격에 거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BBQ 등 업체들은 원가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비난받는 또 다른 이유는 이름 없는 동네 치킨 집을 죽인 것이 다름 아닌 프랜차이즈 업계라는 것이다. 롯데마트 치킨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가 결국 판매를 중단한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이 영세 상인을 죽인다’는 논란 때문이었다.
그리고 논란이 일 당시 영세상인들과 함께 롯데마트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프랜차이즈 업계였다.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롯데제품 불매운동까지 하며 압박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행위에 네티즌들은 “애초에 영세 치킨 업자들을 죽인 것은 자신들이었으면서 롯데마트 치킨이 등장하니 동네 치킨업자들과 같이 약자 행세를 하는 모습이 꼴사납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처럼 롯데마트 치킨 논란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롯데마트 치킨 판매 중단을 이끌어내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가격 거품 논란을 해명하는 더 큰 일이 남았다”며 “이제까지는 가격 담합 논란이 의혹에서 그쳤지만 소비자들이 5000원짜리 치킨의 존재를 안 이상 은근슬쩍 넘기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치킨 프랜차이즈업체의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10월 치킨 프랜차이즈 상위 5개 업체 등의 가격담합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면서 “이들 업체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가격담합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내 kbn@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