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폭행 물의’ SK-금호 '닮은꼴·다른꼴'
<분석> ‘폭행 물의’ SK-금호 '닮은꼴·다른꼴'
  • 심상목
  • 승인 2010.12.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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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원·박 사장 모두 횡령의혹도 받고 있어

 

[이지경제=심상목 기자] SK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최근 비정규직 직원들을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벌가 2세들의 부도덕성이 사회적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M&M 대표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SK그룹 본사에서 1인 시위를 한 노동자를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뒤, 맷값이라며 2000만원은 건네 사회적 지탄을 받고 경찰에 구속됐다.

 

아울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6촌 지간인 청소용역업체 박모(65)사장은 청소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비정규직 조합원을 불러 폭행을 가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재계 일각에서는 재벌의 친인척들이 돈과 권력을 배경으로 한 사회적 악행이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치권에서의 성토도 줄을 잇고 있다. 진보신당은 지난 20일 논평을 내고 “SK家의 화물노동자 폭행 건 악몽이 잊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처인공노할 재벌가의 노동자 폭행 건이 하나 더 드러났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당하고 있는 피눈물 나는 노예취급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재벌家서 태어나 그룹과의 거래로 먹고산다

 

이번 두 사건의 가장 큰 공통점은 가해자인 두 사람 모두 재벌가 자제들이라는 점이다. 최철원 대표는 고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여섯 째 동생인 최종관 전 SK그룹 부회장의 막내 아들이다.

 

또한, 박 사장은 박인천 전 금호그룹 창업주의 삼남이자 현 금호그룹 회장인 박삼구 회장과 6촌 관계에 있다.

 

이러한 이유로 최 대표와 박 사장이 경영하던 회사들은 SK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국내 대기업과 거래관계를 통해 회사를 운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최 대표의 M&M은 SK그룹 계열사의 물류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M&M은 SK에너지의 유류제품 운송과 SK텔레콤의 통산장비 수송, SK네트웍스의 휴대전화 운송을 담당하는 회사이다.

 

이를 두고 재계 한 관계자는 “SK그룹 입장에서는 기업 이미지를 위해 단순 친인척 관계라고 선을 긋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SK 주요 계열사의 운송을 대부분 책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박 사장의 청소용역업체도 금호그룹의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금호타이어와 계약 관계에 있던 회사이다.

 

이 회사는 광주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건물 내 청소용역사업을 맡은 업체이다. 때문에 이번 폭행 사태의 시작이 청소가 불량하다는 이유도 박 사장이 청소용역업체의 대표를 맡고 있어 촉발됐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난 11월 6일 박 대표는 점심식사 시간에 피해자 최모 조합원을 대표 사무실로 불러 폭행을 가했다. 이유는 ‘화장실 청소가 불량했다’는 것.

 

당시 박 사장은 커터칼로 해당 조합원을 위협함과 동시에 폭행을 가해 손가락을 골절 시키고 얼굴과 눈 주위에 전치 5주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혔다.

 

 

아울러 최 대표와 박 사장 양쪽 모두 회삿돈을 무단으로 운용했다는 의심의 눈초리도 받고 있다.

 

최 대표의 경우 피해자에게 지불한 폭행의 대가 2000만원이 법인 계좌에서 인출된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밝혀져 횡령 혐의가 추가됐다.

 

박 사장 역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불되어야할 임금을 중간에서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사장이 일부 노동자의 잔업 시간 수당을 약 28개월 동안 가로챘다”며 “이 액수는 약 250여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하청업체와 노동자간의 임금문제를 두고 원청업체가 언급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SK꼴 난다…즉각적인 계약 해지(?)

 

그러나 SK그룹과 금호그룹의 대처는 조금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철원 대표의 맷값 폭행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을 당시 M&M의 과의 거래 관계 중단 여부를 두고 고심에 쌓였다.

 

하지만 SK그룹과 M&M과의 운송 계약 관계는 아직까지 단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는 않다.

 

반면, 금호그룹의 경우 이번 박 대표의 폭행사실이 알려지자 조기에 해당업체와 거래관계를 끊고 이미지 회복에 나서고 있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지난 20일자로 해당업체와 청소 용역계약을 해지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이지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사장이 운영하는 업체와 20일자로 청소용역 계약을 해지했다”며 “박 사장도 스스로 회사 운영에서 물러나기로 한만큼 사건은 종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맷값 폭행 사태로 인한 학습효과가 금호그룹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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