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게 값? 크리스마스 '얌체상혼'
부르는게 값? 크리스마스 '얌체상혼'
  • 김봄내
  • 승인 2010.12.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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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숙박업소 등 바가지 상혼 기승 부려

[이지경제=김봄내 기자]한해 최고 대목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음식점, 숙박업소 등의 바가지상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매해 반복되는 얌체상술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설레는 마음보단 걱정이 앞선다.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직장인 이모(30)씨도 그 중 하나다. 이씨는 오늘 하루 얼마나 바가지를 쓸지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1년 전 오늘의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도 가는 곳 마다 바가지를 썼다는 이씨. 자주 가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간 이씨는 메뉴판을 보고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즐겨 먹던 메뉴는 자취를 감췄고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 몇 가지만 덩그러니 쓰여 있었던 것. 가격도 평소의 두 배가 넘었다. 다른 식당에 가봐야 오랫동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입맛에도 맞지 않는 음식을 값비싼 돈을 내고 먹어야 했다.

 

대학생 최모(25)씨도 지난해 겪었던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최씨는 지난해 12월24일, 여자친구와 단골 모텔을 찾았다. 평일보다는 비싸겠지만 설마 단골에게 바가지를 씌우겠느냐며 들어간 모텔. 그러나 주인아저씨는 방값으로 20만원을 요구했다. 평소 주말 방값이 7만원이란 것을 생각하면 턱없이 비싼 요금이었다.

 

단골이라는 점을 내세워 협상하려 해도 주인은 막무가내였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주위에 있는 모텔 몇 군데의 요금을 알아봤지만 담합이라도 한 듯 비슷비슷한 가격을 불렀다.

 

최씨는 “올해는 아예 며칠 전부터 인근 모텔에 전화를 걸어 시세를 알아보고 있는데 대부분 평소보다 2~3배 이상 비싸더라”라며 “식당이건 모텔이건 어딜 가나 웃돈을 얹어줘야 할 것이 뻔하니 짜증만 난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12월 24일과 25일 바가지를 쓸 생각에 가슴이 답답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놓칠 리 없는 업소들이 올해도 비싼 값을 매긴 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이나 주점에서는 비싼 메뉴로만 구성된 크리스마스용 메뉴판을 내놓고 있다. 단가가 낮거나 준비시간이 긴 메뉴는 과감히 메뉴에서 빼고, 비싼 세트메뉴들로만 구성하는 식이다.

 

숙박업소도 크리스마스용 방값을 책정해놓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서울시내 모텔의 경우 평소 주말방값보다 2~3배 비싼 10~20만원대로 숙박비를 정해놓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모텔주인은 “식당처럼 회전율이 높은 것도 아니고 숙박 손님은 한방에 한 커플밖에 받지 못하는데 요금이라도 올려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인기 있는 여행지의 펜션이나 콘도 등의 숙박업소도 배짱영업을 하긴 마찬가지다. 여름휴가에 이어 몇 개월 만에 찾아온 성수기를 놓칠 리 없는업소들은 평소보다 3~4배가 넘는 방값을 매기고 있다. 이마저도 예약이 꽉 찬 업소들이 많아 이용자들은 불평도 하지 못하고 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연말 대목 특수를 누리려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평소에도 장사가 잘되는 업소들이 몇 배가 넘는 가격을 매기는 건 지나친 장삿속 같아 보기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봄내 kb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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