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부채비율 상승, 재무건전성 ‘적신호’…한라‧한신, ‘고위험군’
중견건설사 부채비율 상승, 재무건전성 ‘적신호’…한라‧한신, ‘고위험군’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12.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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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중견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 및 현금자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부채비율 상승 등 건전성 지표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시공능력평가기준 18위)와 한신공영(16위), 코오롱글로벌(19위) 등이 현금성 자산을 늘리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했지만 부채비율이 380%~460%대에 달하면서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삼성엔지니어링(14위)도 부채비율이 400%대를 유지해 이들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얼마 정도 차지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기업의 재무구조 특히 타인자본의존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영지표다. 어느 기업의 부채비율이 200%라면 빚이 보유한 자본보다 두 배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보고 있다. 선진국에선 200% 이하 업체를 재무구조가 우량한 업체로 간주한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어서면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400%를 넘어서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중견건설사 부채비율 추이. 그래픽=남경민 기자
중견건설사 부채비율 추이. 그래픽=남경민 기자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한화건설·삼성엔지니어링·금호산업·한신공영·계룡건설산업·한라·코오롱글로벌·태영건설·두산건설·쌍용건설) 중견건설사의 올 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328.5%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313.0%) 보다 15.5%p 상승해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대형 건설사의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대비 19.4%p 낮아진 132.6%를 기록해 대조적이다. 한편 분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12위)과 호반건설(13위)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부채비율이 가장 눈에 띄게 하락한 건설사는 한신공영이다. 지난 2016년 3분기 부채비율은 491.7%. 올해 3분기에는 427.5%로 64.2%p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은 같은 기간 앞자리를 바꿨다. 지난해 3분기 401.2%에서 올해 389.2%로 개선됐다. 이외 한라(485.8%→461.9%)와 쌍용건설(22위/ 260%→243.1%)도 재무건전성이 소폭 개선됐다.

한신공영과 코오롱글로벌, 한라 등은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긴 했지만 부채비율이 300%를 넘고 있어, 여전히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한화건설(11위)은 조사 대상 중 부채비율이 가장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203.2%에서 올해 3분기 331.2%로 128%p 급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907억4392만원에서 3956억4193만원 대로 크게 늘었지만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졌다.

삼성엔지니어링(403%→412.4%)과 계룡건설산업(17위/ 300.2%→339%)도 부채비율이 상승하면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밖에 두산건설(21위/ 156.2%→184.8%)과 태영건설(20위/ 177%→239.4%), 금호산업(15위/ 251.4%→256.5%) 등은 비교적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자랑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태영, 곳간 두둑

이들 건설사들은 부채비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재무건전성에 악화됐지만 현금성자산을 늘리며 유동성을 확보했다.

10대 중견건설사가 3분기 현재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41.7% 늘어난 2조4722억4823만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 자산이 많으면 단기자금 지출 등 유동성에 유리해진다. 다만 과도한 현금 보유는 잠재적 이익을 의미하는 투자 지표와는 거리가 멀어 적절한 현금 비중 유지가 요구되고 있다.

곳간을 1년 새 가장 많이 채운 곳은 태영건설이다. 태영건설의 올해 3분기 현금성 자산은 5047억5871만원으로 전년 동기(2080억6588만원)와 비교해 3000억원 가량이 늘었다.

한화건설은 현금성 자산이 1년 새 2000억원 가량 늘어난 3956억419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외 삼성엔지니어링(7645억9855만원), 한신공영(2244억6594만원), 계룡건설산업(1868억9886만원), 한라(704억9343만원), 두산건설(834억1618만원)도 지난해 3분기보다 실탄이 늘었다.

반면 쌍용건설(1963억7193만원→1025억664만원)과 금호산업(1861억4030만원→915억4325만원), 코오롱글로벌(627억9678만원→470억9343만원)은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한편 시장전문가들은 재무건전성 악화가 대출 규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 규제 등을 감안할 때 건설사에게 부채비율은 상당히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며 “부채비율이 높은 중견 건설사는 대출 심사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출금리가 바뀌는 등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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