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평창] 2박3일 올림픽 짠내 투어…1인 기준 80만원이면 오케이!
[미리 가본 평창] 2박3일 올림픽 짠내 투어…1인 기준 80만원이면 오케이!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7.12.0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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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65일(12월 6일 기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뜨거운 관심만큼 관건은 저렴한 비용으로 개막식과 쇼트트랙 등 인기 종목 관람이 가능할지 여부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암울. 평창 인근 숙박시설 등은 이미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바가지 상온이 극성이다. 평소 4만원대면 1박이 가능했던 모텔이 40만원 이상을 부르고 있고, 일부는 100만원을 호가했지만 이미 매진 사례다.

이에 4인 기준 가족이 2박 3일 동안 평창 동계올림픽을 즐기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300만~500만원대의 거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올림픽 열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평창을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자가 2박 3일 동안 평창 동계올림픽을 가상 투어한 결과, 1인당 약 80만원이면 올림픽 열기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지금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기자는 6일 기준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과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을 관람하는 일정을 잡았다. 기간은 오는 2018년 2월 9일부터 11일까지 2박 3일이다.

“검색 여신이라 불러다오”

가장 먼저 해결할 숙제는 숙박과 티켓 예약. 평소 즐겨 찾는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를 접속했다.

9일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군 대관령면 소재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인근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가 눈에 들어왔다. 1박 가격은 11만원대. 다인실이라는 불편함은 있지만 이보다 저렴한 것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10일과 11일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 경기장(강릉시 포남동) 인근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한 결과, 운 좋게 6만4000원이라는 초저가(?)에 예약을 완료했다.

만약 평창 소재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모텔과 호텔을 찾는다면 포기하는게 빠르다. 100만이 넘는 가격이 형성돼 있지만 이미 매진. 강릉에서 숙박 시설을 찾는다면 모텔은 최저가가 20만원대, 호텔은 40만원대의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 가격도 올림픽이 가까워질수록 비싸질게 분명. 예약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여기서 잠깐! 올림픽 개막식과 경기 티켓 등은 이미 예약을 완료했다. 9일 열리는 개막식은 D석(22만원)에서,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 역시 C석으로 각각 15만원에 구매를 완료했다.

금메달을 다투는 선수들의 땀과 호흡 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들의 열띤 경쟁을 현장에서 직관(직접 관람)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다.

“평창이 나를 부른다!”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다시 한번 구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상 투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월차를 낸 기자는 9일 오후 2시 동서울터미널에서 횡계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요금은 1만2900원. 보다 편리한 KTX(1만9700원)가 있지만 한 푼이라는 아껴야 한다는 마음에 버스를 선택.

소요 시간은 약 3시간 30분. 평소보다 1시간 가량 더 걸린 셈이다.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도보로 약 12분 거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짐부터 맡겼다. 벌써 6시다. 개막식까지는 1시간이 남았다.

허기진 배는 근처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해결했다. 2박 3일 간 짠내가 나더라도 먹는 호사는 포기했다. 싱글인 기자에게 백만원 가까운 지출은 충격 그 자체다.

끼니를 해결한 후 도보 기준 약 16분 거리에 있는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장관이다. 지구촌에서 모인 관광객들이 수놓은 형형색색의 물결(국기)이 군무를 이루는 모습이 황홀했다. 경기장에 들어섰다. 역시 D석답다. 그래도 올림픽 현장을 느낀다는 사실이 행복했다.

선수단 입장부터 공연 등은 시종일관 가슴을 뜨겁게 했다. 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저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르며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했다.

흥분 그 자체였던 개막식이 끝났다. 현재 시간은 저녁 9시 50분. 허기가 밀려온다. 또다시 편의점으로 향했다. 치킨도시락이 오늘의 저녁 메뉴다. 가격은 3800원.

숙소에 도착했다. 내일 일정을 생각해 바로 잠들고 싶었다. 그러나 기자의 방은 다인실이다. 기자 포함 8명이 한 방을 쓴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올림픽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어느 덧 새벽 2시. 자고 싶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강릉 아이스 아레나 경기장.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강릉 아이스 아레나 경기장. 사진=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10일 아침이 밝았다. 퇴실 시간은 오전 11시다. 이날 관람할 쇼트트랙 경기는 강릉에서 오후 7시에 열린다.

기자가 묵은 게스트하우스는 조식 서비스가 없다. 아침마저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싶지는 않았다. 저 멀리 해장국집이 레이더에 잡혔다. 평창에 왔으니 황태 해장국이다. 가격은 8000원. 거금이지만 하루 한 끼는 괜찮다.

식사 후 짐을 챙겨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릉행 버스(2500원)에 탑승했다. 강릉에 도착한 후 숙소로 이동했다. 버스로 약 20분 거리다. 이곳 역시 게스트하우스 다인실이다. 피로가 밀려왔다. 잠을 청했다. 왜냐고? 움직이면 돈이니까.

쇼트트랙 경기 시간에 맞춰 강릉 아이스아레나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등급이 가장 낮은 C석이지만 어제보다 훨씬 좋다. 선수들의 호흡이 들리는 듯하다. 기자가 관람한 경기는 남자 1500m 결승. 손에 땀을 쥐는 레이스가 펼쳐졌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의 국적은 당연히 대한민국이다(기자의 소망^^).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대한민국은 역시 쇼트트랙 강국이다. 기쁜 마음으로 숙소로 이동했다. 이날 늦은 저녁 식사 역시 감격의 편의점 도시락이다.

11일 일정 때문에 바로 취침이다. 다인실에 적응된 듯 쉽게 잠이 들었다. 11일 아침이 밝았다. 서둘러야 한다. 피겨스케이팅 경기 시간은 오전 10시. 피겨스케이팅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편의 예술 영화를 보는 듯 했다.

경기 관람 후 강릉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울 동서울터미널행 버스(1만3700원)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빡빡했던 일정이지만 무사히 끝내 다행이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은 덤이다.

기자가 2박 3일간 지출한 금액은 숙박비 17만7300원, 경기 티켓 비용 52만원, 교통비 약 4만원, 식비 3만5000원 등 77만2300원이다.

바가지 상온이 극심한 강원도에서 비록 1인 기준의 짠내 투어였지만 이 정도 지출이라면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강조한다. 이것은 가상 투어다. 최대한 아껴서 동계올림픽의 열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예약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그래픽=남경민 기자
그래픽=남경민 기자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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