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건설업계, 문 정부 SOC ‘축소’ 방침에 당혹…‘통곡의 계곡’ 건너나 촉각
[이슈 체크] 건설업계, 문 정부 SOC ‘축소’ 방침에 당혹…‘통곡의 계곡’ 건너나 촉각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12.07 09: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등 업계 및 협회 관계자들이 지난 9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SOC인프라 예산 축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등 업계 및 협회 관계자들이 지난 9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SOC인프라 예산 축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건설업계가 문재인 정부가 건넨 ‘채찍’과 ‘당근’ 때문에 셈법이 분주해졌다.

국토교통부 예산이 40조400000억원으로 확정된 가운데 관심을 모았던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은 15조8000억원으로 편성됐다. 14년만의 최저치다. 다만 주거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된다.

건설업계는 정부 방침에 당혹감과 기대감이 교차하고 있다. SOC 축소가 부동산 규제 정책과 맞물리면서 먹거리 기근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공공임대주택 확대가 중소 건설사들의 수익성 제고에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라는 입장이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년 주택도시기금을 포함한 확정 예산은 40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 예산(41조3000억원)보다 2.2% 감소했다. 특히 SOC 관련 예산이 올해(19조1000억원) 대비 16.9% 감소한 15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국토부의 SOC 예산 축소는 지난달 29일 발표된 ‘주거복지 로드맵’에서 공공분양 및 임대주택 공급 확대, 신혼부부 희망타운, 역세권 청년주택 등 공공주택 건설과 도시재생 뉴딜 사업비 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는 정부 방침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5년 간 20조원 안팎을 유지했던 SOC 예산이 줄어들면 당장 먹거리 기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책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더욱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해외 업황 부진 등과 맞물리면서 자칫 ‘통곡의 계곡’을 건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대안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거복지 로드맵 등에서 밝힌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가 건설사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총 100만호(연간 20만호)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연간 8만5000호씩 공급되는 민간분양용 공공택지가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그간 수도권에서 신규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 사업만 수익성이 크게 올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권도 국토부의 정책 방향이 SOC예산 축소로 인해 먹거리가 줄어든 건설업계에 그나마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거복지로드맵 발표에 따라 공공택지 공급이 증가하면서 중소형 건설사들의 수주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공공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일부 중견 건설사의 외형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정부가 제공하는 토지를 통한 주택 택지 확보가 수익성으로 연결될 가능성에 대해 물음표를 던졌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그린벨트가 해제돼 택지가 민간에게 공급되더라도 사업 주체인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주택사업은 대기업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이며 SOC예산이 줄어든 마당에 공공임대주택을 통해 수익을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며 “민간이 참여하려면 정부의 지원책도 필요한데, 이번 대책에는 유인책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새로 공급될 주택부지가 대부분 그린벨트 내에 위치하고 있는 점도 흥행을 장담하지 못하는 이유다. 교통, 생활편의시설, 교육 등의 주변 여건이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 그린벨트로 묶여있던 지역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국토부는 도시재생 및 주거 안정 등 국민 체감도가 높은 분야 투자가 우선이기 때문에 SOC 예산 축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재정 국토부 기획조정실장은 “건설업계가 운영과 안전 등으로 SOC 투자전략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앞으로 안전 분야와 도시재생 등 새로운 분야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2018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안. 자료=국토교통부
2018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안. 자료=국토교통부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