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시공능력평가 7위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에 지난 197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노조)이 출범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건설기업노조)은 13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기업노조 내 현대엔지니어링 지부를 창설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엔지니어링 지부는 노조 설립 배경에 대해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후 2014년 현대엠코와의 합병, 목동 사옥 매각, 본사 이전 등의 과정에서 잦은 인사 변동과 권고사직 등이 난무해 직원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이 기간 주주 배당은 늘어난 반면, 직원 임금은 3년 째 동결되고 있다며 수직적 회사 문화, 성과연봉제 도입 등으로 직원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대진 노조 위원장은 “현대엠코와 합병 이후에도 수직적인 회사문화를 통해 분 단위 통제를 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 자율성을 저해했다”며 “성과연봉제 도입 후에도 내부 계열사들과 연관된 사업을 현대엔지니어링 수주에 반영하게 해 사업 원가를 맞춰야하는 직원들에게 부담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내 노사협의회도 꼬집었다. 현대엔지니어링에는 노사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노동자들이 회사와 협의할 수 있는 기구가 있으나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사 내부의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직원들의 불만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노사협의회에 반영된 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강 위원장은 “앞으로 그룹 내 인수합병 등이 발생했을 때 일방적인 구조조정 등 불이익에서 조합원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부는 이날부터 인터넷 커뮤니티를 포함한 홍보 활동을 통해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일정 수 이상이 모이면 정식 절차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회사와 단체협상을 통해 불합리하다고 여겨지는 처우들과 임금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조6285억원에 달했으며 재무제표 기준 임직원수는 5600여명이다. 주요 주주로는 현대건설(38.62%),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차(9.35%) 등이 있으며,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11.72%로 개인 최대주주에 등재돼 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