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우리나라 제조업 상장사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났지만 반도체와 화학 등 특정 분야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상장회사 실적을 비교한 결과, 전체 매출액과 영업익이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지만 일부 업종 호황에 따른 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 자료를 냈다.
한경연에 따르면 제조업 상장사 전체 매출액은 60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77.8% 늘어나는 등 전반적인 수익성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다만 같은 기간 전체 제조업 매출에서 전기전자‧화학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7.37%, 영업익을 기준으로 하면 약 69.19%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반도체 산업의 실적 개선 효과로 인해 누적 매출액 214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기전자 업종 영업이익은 36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전자업종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세였으나 올해 들어 반도체 호황 등의 효과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화학 업종은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71조1000억원, 7조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11.6%, 13.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전반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와 수주 부진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간 자동차 업종 매출액은 93조7000억원으로 4.9% 늘었으나 영업익은 3조9000억원을 기록해 30.4% 감소했다. 또 조선업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24조4000억원,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9% 감소했으며 영업익은 흑자 전환했으나 한경연은 이를 구조조정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했다.
송원근 한경연 부회장은 “일부 업종의 편중 효과가 심해진 가운데 우리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조선과 자동차 업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투자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