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홈쇼핑] 불황 속 ‘성장’…초유의 뇌물 스캔들, ‘호사다마’
[2017 결산-홈쇼핑] 불황 속 ‘성장’…초유의 뇌물 스캔들, ‘호사다마’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7.12.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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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오쇼핑, 롯데홈쇼핑, 뉴시스
사진=CJ오쇼핑, 롯데홈쇼핑, 뉴시스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호사다마(好事多魔). 홈쇼핑 업계의 2017년을 함축적으로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 여파에 따라 홈쇼핑 업계의 부진이 예고됐다. 그러나 관련 업계는 자체브랜드 론칭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 입점 등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또 T커머스와 IT 중심의 성장 기반을 구축해 불황의 파고를 보기 좋게 뛰어 넘었다.

불황의 파고는 넘었지만 검찰의 칼끝이 홈쇼핑 업계를 정조준하면서 연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검찰은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2013년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GS홈쇼핑 등이 협회에 낸 거액의 후원금이 대가성의 성격일 띤 ‘뇌물’이라고 보고 고강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 결과가 ‘뇌물’ 스캔들로 최종 마무리가 된다면 재승인 심사 등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홈쇼핑 업계가 최악의 한파를 우려하는 배경이다.

익명을 요구한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황이 예고됐지만 업계가 신규 브랜드 론칭 등 새로운 수익 모델 발굴에 성공하며 영업실적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찰의 수사가 업계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최종 결과가 ‘뇌물’로 확정된다면 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조

홈쇼핑 4사(CJ, GS, 현대, 롯데)는 올해 목표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홈쇼핑 4사(CJ, 현대, GS, 롯데)의 3분기보고서에 따르면 CJ오쇼핑의 누적 매출액은 1조6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6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38% 늘었다.

GS홈쇼핑은 매출액 8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7%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022억원으로 같은 기간 25.6%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7701억원, 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13.6% 순증했다. 롯데홈쇼핑의 매출액과 영업익은 7060억원, 830억원으로 같은 기간 7%, 53.6% 크게 늘었다.

홈쇼핑 4사는 올해 실적을 견인한 요인으로 자체 브랜드 상품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 단독 판매를 꼽았다.

CJ오쇼핑은 독립브랜드 ‘SEP(셉)’과 ‘Odense(오덴세)’를 운영하고 있으며 GS홈쇼핑은 ‘마리아꾸르끼’, ‘SJ와니’를 단독 판매하고 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J BY’를 론칭했고, 해당 브랜드를 패션 본고장 이탈리아 밀라노에 첫 선을 보이기도 했다. 또 지난 11월 프리미엄 패션의류 PB ‘Laciento(라씨엔토)’를 론칭했다.

롯데홈쇼핑 역시 PB 브랜드인 ‘LBL’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결과, 론칭 1년 만에 누적매출 890억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김민아 롯데홈쇼핑 홍보팀 매니저는 “최근 가치소비가 확산하면서 홈쇼핑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프리미엄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확대

홈쇼핑 업계는 TV홈쇼핑을 넘어 T커머스와 IT화(化)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상품‧브랜드사업과 T커머스(데이터홈쇼핑)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몰 ‘펀샵’을 인수하고 온라인 콘텐츠 제작사 ‘그리드잇’, ‘72초’와 손잡고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CJ의 T커머스 채널인 ‘CJ오쇼핑 플러스’와 각 제작사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방영되는 콘텐츠들은 기존 동시간대 TV홈쇼핑 시청률보다 8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성과가 뚜렷하다.

롯데홈쇼핑도 IT화에 초점을 맞췄다. 롯데는 IT전략, 빅데이터팀 등의 전문 조직을 신설하고 IT기술과 쇼핑을 접목한 시스템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모바일 앱에 지문‧홍채 로그인 기능을 도입했으며 향후 챗봇 도입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GS홈쇼핑은 전체 취급액에서 모바일과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은 50.2%로 처음으로 TV쇼핑(45.7%)을 추월했다. 이러한 변화는 휴대폰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강지성 GS홈쇼핑 홍보팀 과장은 “모바일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쿠폰 지급 마케팅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모바일 앱의 구매 확대를 이끌었다”면서 “모바일 시대를 맞아 앞으로 IT와 데이터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살얼음

한편 홈쇼핑 업계는 전병헌 前 청와대 정무수석의 뇌물 혐의로 인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강현구 前 롯데홈쇼핑 대표가 이달 초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고. 업계 전체로 수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검찰이 허 부회장을 입건한 것은 전 전 수석이 의원 시절 회장으로 재직했던 한국e스포츠협회에 GS홈쇼핑이 기부금을 전달한 의혹 때문이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는 지난달 28일 전 전 수석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GS홈쇼핑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홈쇼핑업체들의 사업권 재승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홈쇼핑업체들의 e스포츠협회에 대한 후원금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홈쇼핑 업계는 검찰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편 업계 전체로 확대되는 것과 관련,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 5월 재승인 심사를 앞둔 롯데홈쇼핑의 경우 논란이 되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된다. 승인을 받지 못하면 TV를 통한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익명을 요구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검찰의 향수 수사가 홈쇼핑업계 전반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홈쇼핑업계가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부담으로 작용될 것은 분명하다”고 걱정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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