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결산-전자‧IT] 반도체 ‘비상(飛上)’에 웃고, 가전제품 ‘비상(非常)’에 울고
[2017 결산-전자‧IT] 반도체 ‘비상(飛上)’에 웃고, 가전제품 ‘비상(非常)’에 울고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7.12.2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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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 LG전자, 뉴시스
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 LG전자, 뉴시스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국내 IT전자업계는 올해 한마디로, 비상에 울고 웃었다.

관련업계는 수출 효자 품목인 반도체가 이른바 ‘슈퍼 호황’을 거듭하며 ‘비상(飛上)’했다.

반면 글로벌 명가로 평가받는 가전부문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철퇴를 피할 수 없게 돼 ‘비상(非常)’이 걸렸다.

쾌조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스템 LSI 등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급증에 반해 공급이 달리면서 가격 상승과 함께 최대 호황을 맞았다. 이에 기업 실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수출과 경제를 이끌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누적 매출액은 173조59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38조498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2.2% 급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1조818억원, 9조25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0%, 431.7% 급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 등의 영향으로 4분기 실적 역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신현수 삼성전자 DS부문 홍보팀 대리는 “D램의 계절적 성수기 영향과 고용량 서버 D램 등 차별화된 제품 판매가 반도체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전했다.

2018년에도 반도체 호황은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구조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미 큰 폭으로 올라 PC나 스마트폰, 서버업체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와 같은 고공행진은 제한될 것으로 추정됐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고점 논란이 있었지만 반도체 업황은 양호한 상황을 지속 중이고 모바일 수요도 예상보다 양호하다”면서 “내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0% 증가할 것이다. 특히 낸드플래시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희비

삼성과 LG전자의 희비가 엇갈린 것도 올해 나타난 특징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하반기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시리즈와 갤럭시노트8은 3분기 누적 기준 전 세계 시장에서 8500만대를 판매하면서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건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했다.

반면 LG전자는 올해 출시한 ‘LG G6’와 ‘LG V30’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온라인 통계 시장조사 업체인 ‘Statist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분기 22.7% ▲2017년 2분기 22.1% ▲2017년 3분기 21.2% 등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LG전자의 경우 ▲2017년 1분기 4.2%에 그쳤고, 2~3분기에는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에 밀려났다.

실적에서도 희비가 교차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까지 스마트폰을 포함한 MI부문에서 매출 38조6900억원, 영업이익 3조29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2.9%, 3219.9% 급증한 수치다.

LG전자는 매출액 2조80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 3753억원을 기록하며 10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종민 LG전자 홍보팀 책임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체험형 마케팅을 시작했다”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21일 삼성과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120만대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1년차 50% ▲2년차 45% ▲3년차 40%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국내 생산 분은 세이프가드 조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미국 수출 제품 대부분이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양사 모두 비상이 걸린 셈.

이에 LG전자는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며 “최종 결정을 내리는 미국 정부의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 바란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세이프가드가 발효될 경우를 대비해 건설 중인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의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등 세이프가드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ITC는 관세무역법 337조에 따라 지난 4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제품의 특허 침해 논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법에 따라 조사 후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 제재가 시행되면 ITC는 해당 제품의 미국 내 판매 행위도 금지시킬 수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업체들이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를 이용해 글로벌 가전‧반도체 업계를 호령하는 한국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병진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기업들이 가전‧반도체에서 장악력을 높이자 미국 업체의 견제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정부와 기업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세이프가드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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