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카드사, 문 정부 정책에 힘들다더니…가맹점 수수료 수익 오히려 증가
[이슈 체크] 카드사, 문 정부 정책에 힘들다더니…가맹점 수수료 수익 오히려 증가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1.0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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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전업 카드사들의 올 3분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하지만 볼멘소리를 쏟아냈던 가맹점 수수료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는 정부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구간 확대 정책을 실시하자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되레 증가세를 보인 것.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7개(KB국민‧신한‧우리‧하나‧삼성‧롯데‧현대카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3928억원으로 2016년 같은 기간(4899억원)보다 19.8%(971억원)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카드를 제외하고는 실적이 악화됐다. 하나카드는 2016년 3분기 20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20억원으로 순익이 8.9% 늘었다.

반면 롯데카드는 2016년 3분기 15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233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이는 400억원 규모의 일회성 평가손실이 반영된 탓이다.

다른 카드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순익은 1508억원으로 2016년 3분기(1805억원)보다 16.5%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314억원→195억원(-37.9%) △현대카드 587억원→520억원(-11.4%) △삼성카드 978억원→914억원(-6.5%) △KB국민카드 845억원→803억원(-4.9%) 등 모두 순익이 줄었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카드사들은 3분기 실적 악화와 관련,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 영향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 매출 3억~5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기존 2%에서 1.3%로 0.7%포인트 낮췄다. 또 연매출액 2억~3억원인 소규모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카드업계는 연간 3500억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었다.

카드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가맹점 수수료로 벌어들인 돈은 늘었다. 카드사들의 지난해 3분기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조2485억원으로 2016년 같은 기간(2조1000억원)보다 7.1%(1485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KB국민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2016년 3744억원에서 지난해 4217억원으로 12.6% 증가했다. 이어 △하나카드 1798억원→2002억원(11.3%) △삼성카드 3379억원→3703억원(9.6%) △현대카드 3170억원→3384억원(6.8%) △롯데카드 1672억원→1776억원(6.2%) △우리카드 2112억원→2188억원(3.6%) △신한카드 5124억원→5215억원(2.2%) 순으로 전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엄살

카드사들의 부문별 손익 현황을 살펴보면 카드 수익 중 가맹점 수수료와 할부카드 수수료, 현금서비스 수수료, 카드론 수익 등을 제외한 기타 수익에서의 감소폭이 컸다. 3분기 카드사 기타 수익은 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7145억원) 대비 17.4%(1245억원) 쪼그라들었다.

더욱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보다는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된 게 순이익 감소에 더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제2금융권 건전선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카드사들은 같은해 2분기부터 2개 이상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를 고위험 대출로 구분해 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해야 했다.

이에 카드사들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2016년 3분기 2조615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조7384억원으로 4.7%(1225억원) 늘어났다.

즉 다른 부문에서의 수익 악화로 실적이 줄어든 것을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 때문인 양 엄살을 피운 모양새가 됐다.

다만 가맹점 수수료가 증가한 것은 전체적인 카드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이고, 마케팅 등의 비용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결국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더욱이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시장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비용이 지금보다 늘어나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악영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드사는 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통해 수익을 거두는데, 조달 비용은 올라가는 반면 수수료가 떨어지면 그만큼 이익이 줄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3분기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은 그만큼 카드 사용량이 많아졌기 때문이고, 사용량에 비례해 마케팅 등의 비용도 늘어나므로 이익이 증가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수수료 수익 증가폭도 인하 정책 시행 전과 비교하면 둔화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수수료 인하 정책은 지난해 8월부터 실시됐기 때문에 3분기에 온전히 반영된 것이 아니다. 4분기 실적이 나와 봐야 확실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