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생활] 성인 10명 중 7명, “뭐니 머니(Money)해도 ‘워라밸’이 최고”
[탐구생활] 성인 10명 중 7명, “뭐니 머니(Money)해도 ‘워라밸’이 최고”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8.01.0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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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남경민 기자
그래픽=남경민 기자

[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을 취업의 전제 조건으로 꼽는 새로운 바람이 취업시장에 불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신조어다. 과거에는 직장을 선택할 때 ‘임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이제는 각자의 삶을 존중하는 기업과 직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바로 이들이 워라밸이다.

본지가 지난 4~7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명(직장인 50명‧취준생 50명)을 대상으로 ‘취직(이직)시 고려하는 조건’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연봉이 낮더라도 워라밸이 좋은 환경으로 이직할 의향이 있다(68%)”고 답했다.

남녀 중 워라밸을 추구하는 성향은 여성이 55.88%로 남성 44.12%보다 다소 높았다. 반대로 연봉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성(62.5%)이 여성(37.5%)보다 더 많았다.

또 취업준비생이 54.41%로 직장인 45.59% 보다 워라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 참가자 중 워라밸 환경이 조성된 곳으로 이직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새로운 직장 조건은 ‘칼퇴 및 야근 없는 근무(88.2%, 복수응답)’가 1위로, 이어 휴가 사용 여부와 사내 복지 제도가 각각 66.2%, 47.1%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연봉 및 상여금 44.1% ▲근무지역 36.8% 등의 응답도 있었다.

설문 참가자들은 워라밸이 가장 잘 이뤄지는 회사는 ‘외국계 기업(48.5%)’이라고 응답했다. 공기업과 대기업은 각각 25%와 19.1%의 응답률로 뒤를 이었다.

취준생 한수인(26세‧여)씨는 “아무래도 외국계기업이 사내 복지나 휴가 제도 등에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같은 기업 문화가 결국 일과 삶의 균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남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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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연봉”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달리 급여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율도 상당했다.

이들 대부분은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조건은 ‘연봉 및 상여금(90.6%, 복수응답)’이었다.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달리 근무시간이나 휴가 사용여부, 사내 복지제도는 각각 40.6%, 31.3%, 37.5%를 차지하며 다소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연봉을 중요시하는 응답자들이 만족하는 회사 조건은 대기업(68.8%)이 압도적이었다. 이어 외국계기업이 15.6%로 나타났으며 공기업과 중소기업도 각각 6.3%의 응답률을 보였다.

연봉을 중요하게 여긴 이들 역시 경력이 쌓이면 워라밸을 생각한다(46.9%)고 응답해 눈길을 끌었다.

직장인 고성수(32세‧남)씨는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어 현재는 연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저녁에 취미활동이나 여가생활을 하고 싶다”며 “먼 미래를 생각하면 ‘저녁이 있는 삶’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이 워라밸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으면서 기업들 역시 일에 대한 성과와 저녁이 있는 삶의 제공 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인사 전문가는 “신세대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우선시하며 주말에 개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을 따지는 것이 추세”라며 “이에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채용할 때 복지정책이나 기업문화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채용을 진행할 때 복지제도 등과 관련한 질문이 많이 늘었다. 여성의 경우 ‘육아’에 대한 균형을 물어보기도 한다”며 “예전의 경우 감점요소였지만 외국계 회사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보편화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워라밸은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회사 입장에선 생산성이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업무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워라밸 찾아 삼만리…“연봉 적어도 오케이!”

올해 만 35세인 김영수(가명)씨는 자신과 맞는 워라벨을 찾아 회사를 3번이나 옮겼다. 현재 연봉과 자신이 받았던 최고 연봉을 비교하면 약 1000만원 정도 적은 상황.

영수씨는 첫 직장인 A사가 야근이 잦고 휴일 근무가 많지만 초봉이 다소 높아 약 1년 정도 근무했다. 하지만 자유시간이 없어 이직을 준비했다. 이후 B사로 전직. 이전 직장보다 연봉이 300만원 정도 적지만 야근 및 휴일 근무가 없는 편이라 맘이 편했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낮은 급여에 영수씨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C사로 다시 직장을 바꿨다. C사의 급여는 직전 회사와 비교해 800만원이나 높았지만 야근 및 휴일 근무가 많은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더군다나 휴가 사용에서도 눈치가 보였다고.

영수씨는 C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D사에 입사했다. 연봉은 낮아졌지만 일과 삶의 균형이 잡혀있어 행복하다는 입장이다. 회사에 강압적인 분위기가 없어 자신이 원할 경우 퇴근 후 자신의 생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또 주말에 회사 사정으로 출근하게 될 경우, 평일에 쉴 수 있는 ‘대체휴무’제도도 가장 맘에 들었다는 답변.

김영수씨는 “직장을 선택할 때 ‘워라벨’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 변수 중 하나”라며 “이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는 연봉이 아닌 삶의 가치였다. 워라밸은 충성도를 높이고, 사기를 끌어올린다. ‘저녁이 있는 삶’이 행복하다”고 전했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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