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초점] ‘승승장구’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먹거리 발굴‧이미지 쇄신 숙제
[인물 초점] ‘승승장구’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 먹거리 발굴‧이미지 쇄신 숙제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8.01.1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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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가 건설업계의 유일한 부사장 CEO라는 꼬리표를 드디어 뗐다.

그는 지난 11일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인 롯데월드타워 완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주택분야 실적 개선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하 대표에게 무술년 ‘황금 개띠 해’ 의미는 남다르다. 그는 전후 세대를 상징하는 1958년생 개띠다. 또 올해가 본격적인 리더십 시험대다. 지난해 10개월 간의 경험은 ‘새롭게’보다는 ‘마무리’의 성격이 짙었다.

숙제가 만만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룹 일감(롯데월드타워 등)이 마무리 되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시급해졌다. 또 올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농후한 가운데 해외시장 부진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더욱이 지난해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금품 향응 혐의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도 과제다.

이에 롯데건설은 건축·토목·플랜트 등 시장 확대와 신사업 추진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해 새로운 수요를 발굴한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해외시장에서도 현지 기업과의 적극적인 업무제휴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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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롯데건설의 최근 3년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영업이익(이하 별도기준)은 2015년 1595억원, 2016년 2514억원, 2017년 3분기 누적 3140억원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목표했던 3065억원도 3분기 만에 돌파했다.

매출은 2015년 4조1282억원, 2016년 4조6663억원, 2017년 3분기 누적 3조8813억원이다. 4분기 실적이 반영되면 연간 매출 목표 5조원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호실적은 주택 사업이 이끌었다. 지난해 12개 단지(뉴스테이, 컨소시엄 포함)에서 분양한 1만2879가구가 모두 1순위 마감되며 완판으로 이어졌다. 부산 해운대 롯데캐슬 스타(청약률 57.1대 1), 서울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37.9대 1), 서울 문래 롯데캐슬(8.2대 1)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사들이 각축전을 벌인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두 달에 한 번꼴로 승전보를 올렸다.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주액으로만 1조8511억원을 따냈다. 2016년 1조4009억원을 훌쩍 넘긴 결과. 2017년 1월 관악구 신림2구역 수주를 시작으로 3월 대치2구역, 5월 증산4구역, 6월 방배14구역, 8월 안산주공5단지2구역, 9월 신반포13·14차, 10월 잠실미성·크로바 등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낭보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일 2000억원대 규모의 안산 주공5단지1구역 재건축 사업의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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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의 부담도 적지 않다. 주변 시선이 개운치 않다. 전체 사업 중 주택 부문과 그룹 일감 쏠림 현상이 상당하다. 또 최근 잇따른 금품 향응과 비리, 부실시공, 건설노동자 처우 등 부정적 이미지의 무게감이 상당하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전체 매출 중 92.9%를 주택 부문에서 올렸다. 해외 비중은 겨우 7.1%에 불과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주택 부문 영업이익은 1563억원(49.8%)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토목과 플랜트 부문의 영업이익이 각각 23.1%, 33.4%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해당 부문 비중이 높은 해외 사업 프로젝트의 정상화가 요구되는 분위기다.

7년 만에 20%대로 낮춘 그룹 내부거래 비중도 실적 악화 우려에 힘을 더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그룹 계열사 일감은 1조557억원으로 전체의 27.2% 수준이다.

더욱이 롯데월드타워가 공사를 마쳤고, 롯데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경영 투명성이 강조되고 있다. 자체 사업 비중을 늘려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건축 수주 과정에서의 잡음도 신경 쓰인다. 롯데건설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참여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해당 단지는 롯데캐슬이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해 적용시키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해당 물량 중 하나였던 청담삼익 재건축이 상반기 내 분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당시 홍보 수단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리 의혹도 사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GS건설과의 한신4지구 재건축 수주전 당시, 롯데건설이 고용한 홍보대행사에서 일부 조합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다. 롯데건설은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롯데건설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는 개발 중에 있으며 정확한 공개 시기, 네이밍 등은 확정된 바가 없다”며 “(압수수색에 대해서는)해당 건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시험대

사진=롯데건설
사진=롯데건설

하 대표에게 올해는 시험대다.

회계전공인 하 대표는 1983년 롯데칠성음료 경리부에 입사한 후 2001년 롯데건설 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여년 간 롯데건설에서 경영지원실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지난해 롯데월드타워 완공과 재건축 수주 등 실적 개선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룹 내 신임을 얻고 있다. 동시에 주택 시장 규제가 강화되고 내부 거래 비중도 낮아지는 추세. 미래 생존 전략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 대표도 롯데건설의 미래를 해외에서 찾는 모양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주택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 사장은 “해당 지역에 전문화된 인력을 고용하고 현지 업체와의 합작사 설립, 전략적 제휴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건축·토목·플랜트 등 모든 분야에서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체 임대사업 등 신사업에 유연한 대응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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