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케뱅‧카뱅도 결국 이자 장사?…싸다던 대출 금리, 시중은행보다↑
[이슈 체크] 케뱅‧카뱅도 결국 이자 장사?…싸다던 대출 금리, 시중은행보다↑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1.18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저금리를 앞세워 금융권에 지각변동을 불러온 케이뱅크은행(이하 케이뱅크)과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기, 호성적을 내면서 시중은행들의 금리인하 경쟁을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슷하거나 되레 높아지면서 초심을 잃은 모양새다.

18일 은행연합회 금리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인터넷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케이뱅크 4.89%, 카카오뱅크 3.88%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은행(3.69%), KB국민은행(3.72%), NH농협은행(3.73%) 등 주요 은행보다 높다.

특히 케이뱅크는 신한은행(4.21%), IBK기업은행(4.26%), KEB하나은행(4.86%)보다 높은 은행권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연합회 금리비교공시는 공시일 기준 전월에 실제로 취급된 대출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즉, 인터넷은행들이 현재 주력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저 연 3.10~3.18%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출 받은 사람들은 공시된 평균 금리 수준에 돈을 빌렸다는 뜻이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을 따로 두지 않고 오직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영업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에 상가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 등 뒷문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이 시중은행보다 훨씬 적다.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당시부터 절감된 비용을 금융소비자에게 금리 혜택으로 제공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정작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추이를 보면 케이뱅크는 출범 당시인 지난해 4월 평균 4.67% △5월 4.28% △6월 3.76% △7월 5.59% △8월 6.48% △9월 6.27% △10월 4.67% △11월 4.89%의 이자로 신용대출을 실행했다.

반면 같은 기간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4월 4.07% △5월 4.07% △6월 4.00% △7월 3.96% △8월 3.71% △9월 3.87% △10월 3.97% △11월 4.08%였다. 지난해 6월을 제외하고는 케이뱅크의 대출금리가 6개 은행 평균 금리보다 모두 높았던 것.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7월 평균 3.6% △8월 3.54% △9월 3.56% △10월 3.7% △11월 3.88%로 금리를 점점 높여와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

  11월 10월 9월 8월 7월 6월 5월 4월
케이뱅크 4.89% 4.67% 4.78% 6.48% 5.59% 3.76% 4.28% 4.67%
카카오뱅크 3.88% 3.70% 3.56% 3.54% 3.60% - - -
국민 3.72% 3.45% 3.09% 2.71% 4.36% 4.29% 4.35% 4.42%
신한 4.21% 3.99% 4.13% 3.94% 3.93% 4.14% 3.87% 3.97%
우리 3.69% 3.93% 3.88% 3.75% 3.74% 3.71% 3.83% 3.63%
하나 4.85% 4.67% 4.53% 4.35% 4.33% 4.43% 4.70% 4.90%
농협 3.73% 3.59% 3.52% 3.46% 3.49% 3.46% 3.49% 3.56%
기업 4.26% 4.17% 4.05% 4.03% 3.93% 3.95% 4.04% 3.92%

낚시

인터넷은행들의 이러한 ‘금리 낚시질’은 가뜩이나 늘고 있는 가계부채 급증을 부채질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 기타대출(신용대출 포함) 잔액은 188조원으로 직전분기보다 7조원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한은은 “신용대출이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효과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은 당시 2조7000억원 늘었다.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비교적 간편하게 신청 및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탓에 저금리에 유혹당한 금융소비자들이 대출을 늘린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로는 시중은행보다 더 비싼 이자를 물어야 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금리 낚시라는 지적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주력 대출 상품 2~3개를 운영하는 소규모 인터넷 은행과, 수십 가지가 넘는 상품을 운용하는 시중은행과의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해명이다.

김동우 케이뱅크 미래전략팀 차장은 “출범 후 지금까지 외부요인에 따라 기준금리가 미세하게 변동되는 사항 외에 인위적인 대출 금리 인상은 한 차례도 없었다”며 “출범 초기 가파른 신용대출 증가로 인한 여신자산 관리를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주력 상품의 판매를 일시중단하면서 신용대출 상품은 중금리 대출밖에 없었다. 이것만 반영되다보니 평균 금리가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저금리 신용대출 상품 판매가 재개돼 공시에 등록된 평균금리도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며 “신용등급별, 용도별, 직군별로 다양한 금리의 대출 상품을 운용하는 시중은행과 인터넷 은행의 금리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의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현재의 금융 환경과 규제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인터넷은행을 도입한 취지와 맞지 않는 금융 환경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과 별반 다르지 않는 이자 장사에 혈안이 돼 있다”며 “은산분리 등 규제를 제대로 풀어주지 않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