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오프로드 지배자” 렉스턴 스포츠…심장 저격한 픽업트럭 ‘지존’
[시승기] “오프로드 지배자” 렉스턴 스포츠…심장 저격한 픽업트럭 ‘지존’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8.01.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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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쌍용자동차의 철학은 늘 매력적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4 렉스턴’의 감성에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품은 ‘렉스턴 스포츠’ 역시 쌍용차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결론부터. 쌍용차 특유의 묵직한 디자인과 높은 시야각, 빠른 반응속도 등은 이번 작품에도 반영됐다. 예상대로 오프로드에서 마음껏 성능을 뽐냈다. 착한 가격(2320만원)은 덤이다.

아쉽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핸들링과 진동, 소음은 영락없는 ‘트럭’ 그 자체. ‘오픈형 렉스턴’로 통칭해달라는 쌍용측의 자신감이 무색하다. 또 한 번 네이밍에 의문을 갖게 한다. 렉스턴가(家) 막내에게 맡겨진 중책이 커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 16일 민간 사유지인 강원 춘천시 소남이섬을 통째로 빌렸다. ‘캠핑 성지’로 이용되다가 방문객들의 비양심적 이용 문제로 폐쇄됐던 외딴 섬에 오프로드 시승 코스를 만들어 기자들을 초대했다.

기자와 마주한 렉스턴 스포츠는 강인하지만 세련됐다. 특히 숄더윙 라인이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헤드램프, 사이드라인, 후면 데크까지 감싸고 있는 게 인상적. 쉽게 말해서 앞모습은 진지한데 뒷모습이 개구지다고 할까. 특히 4가지 색상 중 ‘인디안 레드’가 눈에 밟혔다.

설렜다. 지난해 6월 출시된 G4 렉스턴이 국내 대형 SUV 시장에 연착륙했고, 국내에서 사실상 단종된 픽업트럭 코란도 스포츠의 빈자리를 메울 속편에 대한 기대 수요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탁월

렉스턴 스포츠와 마주한 첫 코스는 오프로드. 이름만 들어도 살벌한 언덕경사로, 자갈, 통나무·범피, 슬라럼, 모래 웅덩이 탈출, 롤러, 자갈·빙하, 바위, 급경사, 자갈, 사면경사로, 모굴 등 총 10개의 코스가 마련됐다.

렉스턴 스포츠의 4륜 구동 성능은 예상대로 탁월했다. 비결은 프레임 구조의 차체에 있다는 인스트럭터의 친절한 설명.

전장 5095㎜의 거구에도 불구하고 장애물들을 요리조리 쉽게 통과했다. 운전석의 높은 시야각도 심리적 안정감을 더한다. 모래 웅덩이 탈출 구간에서 시승차가 지나갈 때마다 열심히 보수작업을 하던 안전 감독에게 맞경례를 보낼 정도.

뒷좌석도 생각보다 편안했다. 일부 픽업트럭형 SUV 차주들의 뒷좌석을 포기해야한다는 지적은 쏙 들어갈 듯하다. 충격도 덜했다. 특히 경사로에 오를 때 뒷좌석에서 받는 쏠림 현상이 크지 않았던 게 인상적.

HDC(언덕길 하향 주행 보조 장치) 시스템도 안정적이다. 아무리 급한 경사길이라도 낮은 속도로 일정하게 주행할 수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이유가 없다. 렉스턴 스포츠에 적용된 HDC는 가변형으로 최대 30km/h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

 

경쾌

이번엔 온로드다. 코스는 소남이섬을 출발해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따라 동홍천삼포휴게소를 기점으로 돌아오는 약 86㎞ 구간이었다.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가속이 경쾌했다. 특히 빠른 초반 가속과 강한 제동력이 압권이다. 주행 품질도 나쁘지 않았다. e-XDi220 LET 디젤 엔진이 최고 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0.8kg의 힘을 발휘한다. G4 렉스턴을 계승한 건 디자인뿐만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사진=이한림 기자
사진=이한림 기자

다만 고속도로에 들어선 직후 시속 120㎞가 넘어가자 더딘 변속감이 아쉬웠다. 렉스턴 스포츠는 6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돼 있다. 또 디젤차 특유의 ‘위잉’하는 엔진음도 주행 내내 거슬렸다.

코너 구간을 주행할 때는 스티어링휠이 무겁다. 차체 구조 덕에 출렁임은 적었지만 부드러움이 부족하다. 운전자의 능숙함이 요구되는 픽업트럭이라는 인식을 지울 수 없었다.

주행을 마친 후 체크한 연비는 2륜 구동 6단 자동변속기 기준 8.7㎞/ℓ. 오프로드와 온로드의 장단점이 분명한 대목이다.

탁월한 오프로드 성능과 합격점을 줄만 한 주행 능력. 소음과 진동 등 2%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국내 픽업트럭 시장 개척자인 쌍용차의 기술적 진보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시장 반응도 뜨겁다. 사전 계약은 17일 마감 기준 5500대. G4 렉스턴과 티볼리의 같은 기간 판매량을 넘어선 수치다.

렉스턴 스포츠는 최저 2320만원 대의 가격과 연간 자동차세 2만8500원, 사업자 부과세 10% 환급 등도 메리트라는 설명이다.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의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은 국내 중형 SUV. 그렇기에 성능보다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늘 그랬듯 쌍용차의 또 다른 도전이 시작됐다. SUV의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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