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 계열사 동반 부진...변화가 필요하다
[기자수첩] 현대차 계열사 동반 부진...변화가 필요하다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8.01.2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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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국내 유수 기업들의 지난해 연간 잠정 실적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동반 부진이다.

2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내 5개 사가 지난해 올린 영업이익은 총 9조6546억원. 지난 2016년(13조1641억원)보다 무려 26.7% 감소하며 10조원대가 무너졌다. 총 매출(221조768억원)이 전년 대비 소폭(0.4%) 늘었지만 자위할 수 없는 수준이다.

특히 총 영업이익의 절반가량(47.4%)을 차지하는 현대차의 부진이 뼈아프다. 현대차가 밝힌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원화 강세와 주요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

그러나 발목을 잡은 건 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이다. 현대차 해외 실적에서 중국 내 판매량을 제외하면 전년 대비 실적이 오히려 1.6%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 여파가 컸음을 반증한다. 중국 시장의 다소 높은 의존도도 추가로 지적된다.

기아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노조와의 통상 임금협상 패소로 인한 청구 금액 4223억원 가량이 반영되며 영업이익(6622억원)이 급감(73.1%)했지만 역시 핵심 원인은 중국 시장의 판매량 감소에 있다. 기아차는 중국 시장 판매량이 2016년 대비 40%가량 급감했다.

현대차발(發) 실적 부진 도미노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에게도 이어졌다. 주거래처인 현대·기아차가 무너지자 ‘동생’들이 힘을 쓰지 못했다. 특히 최근 7년간 꾸준한 실적 증가세로 ‘형님 보다 동생’으로 불렸던 현대모비스는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모든 지표가 2016년보다 감소했다.

현대건설도 영향을 받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업계 1위를 기록했으나 결국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설업종이 지난해 경기 호황 영향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예고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동반 실적 부진 타개를 위해서는 결국 현대차의 정상화다. 그러나 올해에도 대내외적 경영 난항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SUV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신차 출시와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아차도 주력 모델인 세단에 비해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RV와 SUV 생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양사의 올해 계획에는 글로벌 시장이 집중하고 있는 미래차 연구개발과 신시장 개척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경쟁력에는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갖는다. 최근 2세대 수소차 ‘넥소’를 공개하는 등 자율주행,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카셰어링 등 미래 먹거리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건 분명하지만 글로벌 시장 경쟁력은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또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여전히 2%대에 머물러 있다. 동남아는 오는 2020년 글로벌 6위권 자동차 시장으로 전망되는 시장이다. 

앞으로도 현대차가 먹여 살릴 부양가족이 많은 것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지난해를 반면교사 삼고 당장의 수익성보다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국 시장 부진을 완전히 메우긴 어렵겠지만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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