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했다.
호반건설이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된지 불과 9일 만이다.
8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인수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인수 절차 중단 의사를 표명했다.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는 뒤늦게 드러난 해외 손실 부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7일 '2017년 4분기 잠정 실적'을 통해 지난해 초 공사를 진행한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3000억원 가량의 잠재 손실이 반영됐다고 공시했다. 해외 손실 3000억원은 호반건설 연간 매출액의 3분의 1에 달하는 금액이다.
호반건설은 모로코 손실뿐만 아니라 향후 확대될 수 있는 해외 사업 잠재 부실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카타르, 인도, 싱가포르 등지에서 해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손실 우려와 최근 발생한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인수 후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해 왔다”고 전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의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기준으로 단독 응찰했으며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현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매각 응찰가격은 1조6000억원대였으며 매각대상인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지분 50.75% 중 40%를 우선 사들이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에 인수하는 분할인수 방식으로 인수할 계획이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