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고속버스 전문업체 천일고속 박도현(40) 대표이사가 고배당과 고액 연봉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천일고속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는 것이다. 수서고속철(STR) 개통 등의 영향으로 승객이 줄면서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재투자를 주문하는 한편, 투자 적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천일고속의 최근 3년(2015~2017년 3분기)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박도현 대표이사외 3인은 2015년 73억원, 2016년 61억원, 2017년(누적 3분기) 114억원 등 3년간 총 248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박도현 대표이사외 3인의 지분율은 85.74%다.
고배당이 실시되는 동안 천일고속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2016년 매출은 전년(587억원) 대비 0.76% 감소한 584억원. 영업이익은 11억원으로 전년(28억원) 대비 61.73% 줄었고, 순이익 역시 46% 감소한 2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롤러코스터다. 매출은 1분기 139억원, 2분기 136억원(2.45%↓), 3분기 138억원(1.80%↑)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분기 2억원 손실 뒤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3분기에 다시 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기업이 사업을 통해 남기는 이윤의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2015년 4.79%, 2016년 1.85%을 기록했다.
0.003%
박도현 대표이사는 배당과 더불어 고액 연봉을 수령했다. 박 대표가 받은 2016년 연봉은 7억8000만원. 같은 기간 직원 평균 급여는 7700만원. 박 대표와 직원의 급여 차이는 10배다.
천일고속은 박 대표를 비롯한 오너 일가의 곳간을 채워주는 배당에는 화끈했지만 기부에는 인색했다. 2015년 374만원을 기부한 후 2016년 1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부금은 3분기에만 5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2015년 0.006%, 2016년 0.002%, 2017년(누적 3분기) 0.003% 등으로 0.01%도 넘지 못 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기업의 수익성 지표와 별개로 고배당을 고수하는 것은 향후 회사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경률 참여연대 집행위원장(회계사)은 이에 대해 “당기순이익이 줄었어도 이익잉여금이 존재한다면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다”면서도 “이익잉여금에 대해 과도하게 배당을 실시한다면 투자 수요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일고속측은 고배당과 관련, “이사회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천일고속은 1949년 설립됐으며 본사 소재지는 부산광역시이다. 부산과 경남을 거점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