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유사투자자문업, 불법 행위 기승…개미들 “눈 뜨고 코 베어”
[이지 돋보기] 유사투자자문업, 불법 행위 기승…개미들 “눈 뜨고 코 베어”
  • 한지호 기자
  • 승인 2018.03.07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래픽=한지호 기자
그래픽=한지호 기자

 

[이지경제] 한지호 기자 =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허위‧과대광고 등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상장 주식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열풍과 맞물린 종목 추천 등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불특정 다수에게 금융투자상품 등에 대한 투자 조언만 가능하다. 매매·중개업은 할 수 없고, 일대일(1:1) 투자 자문도 불법이다.

하지만 일부 유사투자자문업자는 1:1 투자 자문은 물론, 직접 계좌를 운용해 투자에 나섰다가 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이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유사투자자문업 등록 요건 강화가 절실하다. 현재 유사투자자문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투자자문업’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자본금과 전문 인력 확보 등에 대한 심사 없이 금융위원회 신고만으로 바로 영업이 가능하다. 투자자 입장에서 부실 업체 여부를 쉽게 구분해내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7일 금융위원회 유사투자자문업 신고 현황에 따르면 7일 현재 금융당국에 신고 된 유사투자자문업자는 모두 1629개. 지난 2013년 697개에서 5년 간 3배 가까이 늘었다.

유사투자자문업자가 증가하면서 피해 건수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유사투자자문업 피해 신고 접수 건은 2015년 82건에서 2016년 183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역시 174건으로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그래픽=한지호 기자
그래픽=한지호 기자

 

백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 행위는 도를 넘는 수준이다. 1:1 자문과 허위 과대광고는 물론이고, 심지어 직접 투자에 나섰다가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치기도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불건전 영업 행위를 점검한 결과, 333개 업자 중 43개(12.9%) 업자의 불법 혐의가 적발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미등록 투자 자문‧일임 행위가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일대일 투자 자문을 해서는 안 된다. 적발된 업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 유선통화, 메신저 등을 통해 회원들에게 일대일 투자 자문을 해줬다.

더욱이 일부 업자는 투자자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 등을 받아 직접 계좌를 운용해 90%에 가까운 투자 손실을 안기기도 했다.

허위‧과장광고도 19건이 적발됐다. 이들은 ‘연간 3147%, 월 수익률 15% 이상’ ‘업계 수익률 1위’ ‘누적수익률 350% 달성’ 등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허위‧과장된 수익률 광고로 회원들을 꼬드겼다.

사진=한지호 기자
유사투자자문업자가 회원에게 고수익을 운운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문자 캡처.

이밖에 주식매수를 위한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거나 주식매입 자금 대출(스탁론)을 중개‧알선하는 행위가 적발됐다. 또 미리 사둔 비상장 주식을 비싸게 매도하는 행위, 수수료를 받고 불법선물계좌를 대여하는 행위 등도 덜미를 잡혔다.

김효희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팀장은 "올해도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위 방지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아울러 유사투자자문업자의 불법행위 점검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 등 감독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인터뷰] 유사투자자문업자 A씨의 고백…“계약서 등 꼼꼼하게 살펴라”

본지는 과거 유사투자자문업자로 활동했던 A씨(28)를 지난 2일 서울 시내 모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영업 대상 모집부터 회원 가입 유도까지 불법 유사투자자문업의 실상을 폭로했다.

– 영업 대상 모집은 어떻게 이뤄지나

▲ 광고와 SNS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모집한다. 그 중 가장 큰 모집처는 인터넷이다. 주요 포털에서 뉴스를 검색하다 보면 “월 XX만원 버는 알바생, 50억대 주식부자 된 비결” 등의 기사 형태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해당 광고 맨 마지막에는 연락처를 적는 칸이 있다. 이름과 휴대전화번호를 적으면 무료 체험을 시켜준다거나 상담을 해준다는 식으로 잠재고객 연락처를 수집한다.

– 고객 접촉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 수집된 연락처에 전체 문자를 보내 주식종목을 추천하거나 수익을 낸 현황을 보여준다. 문자나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무료 체험 명목으로 리딩(Leading, 한명이 매수할 주식종목을 고르고 매도시점과 매도가격 등을 알려주며 투자를 이끄는 행위)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전화를 걸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게 상담을 해준다며 접촉을 시도한다.

– 유료회원 가입은 어떻게

▲ 우선 통화를 하면서 업체의 수익률과 정보력을 내세워 가입을 유도한다. 이벤트, 할인, 추가기간, 혜택 등을 언급하기도 한다. 또 지금 가입을 안 하면 손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결국 제 가격을 내고 가입하는 사람은 없다. 회원마다 가입 가격과 기간이 천차만별이다. 결제는 큰 금액을 받기 위해 고객입장에서 부담이 적어보이는 카드 할부로 결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전화로 카드 번호를 받아 결제대행사를 통해 결제한다.

– 유사투자자문업자 주의 사항은

▲ 약관과 계약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업 자격에 대한 제한이 없어 아무나 자칭 전문가라며 개업하는 상황이다. 유사투자자문업자중에는 정말 책임감 있고 실력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고 책임감이 없는 업자들도 있다.

단순히 추천종목이 하락해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업자가 통보 없이 돌연 폐업하거나 환불 요청을 피하는 경우, 가입약관을 악용해 환불금을 줄이는 경우가 있다. 약관상에 1개월 이용료의 정가를 200만원으로 기재하고 환불 시에는 실제 가입금액이 아닌 정가를 적용하는 식이다. 독소조항 악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2개월 이용 서비스를 12개월 할부로 300만원에 가입한 회원은 ‘정가는 600만원이지만 할인해서 300만원이며 유료기간은 3개월, 무료기간은 9개월’이런 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한다. 한 달 이용한 사용자가 환불을 요청하면 ‘300만원에 결제하신 유료기간 3개월 중 1개월을 이용하셨으니 200만원이 환불이 됩니다’라거나 ‘정가인 200만원을 제외한 100만원이 환불이 됩니다’ 등으로 환불금을 줄여버리는 경우다.

서비스라며 제공하는 책자나 CD 등 교육 자료의 정가를 높게 책정해 환불금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꼭 가입약관과 계약서를 확인하고 환불을 받을 수 있는지, 이용 품질에 대한 규정이 있는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한지호 기자 ezyhan1206@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