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수의 항공학개론] 하늘의 미투(Me too)
[최성수의 항공학개론] 하늘의 미투(Me too)
  • 이지뉴스
  • 승인 2018.03.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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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 "Me too"는 미국의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Tarana Burke)가 지난 2006년 성범죄에 취약한 유색 인종 여성 청소년을 위해 시작한 캠페인으로 2017년 10월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트위터를 통해 제안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한국에서는 2016년 10월 SNS를 웹툰 등 문화 내부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해시태그(#)를 시작으로 문단, 교육계, 문화계, 연극계, 영화계, 직장, 학교, 교회, 대학, 가족 ,정계 등 각계각층의 성폭력 경험이 SNS를 통해 적나라하게 폭로 되고 있다.

하늘에서의 미투 관련 상황은 어떨까. 지상과는 달리 시속 1,000km로 날아가는 항공기 안이라는 장소는 매우 제한적이며 자칫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공간이다. 따라서 많은 국가에서 비행 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객실승무원에게 준사법권을 부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객실 승무원의 신분이 청원경찰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사용할 수 있는 무기까지 운영하고 있는 등,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기내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항공사와 객실승무원에게 있다.

최근 언론에서 자주 접하는 항공기내 성희롱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볼 때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 기내 위법 행위의 위험성에 대해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

항공사, 객실승무원이 기내에서 발생한 사고나 사건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이 요구되는 만큼, 기내에서 승객들의 행동 또한 일정부분 한정(限定,제한) 돼야한다.

요즘 승객이 항공기 승무원에게, 승객끼리, 승무원 상‧하간 기내 성희롱, 성추행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항공사 자료에 의하면 기내 성희롱 발생사례는 지난 4년 새 무려 4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항공사는 매년 실시하는 객실승무원 정기안전훈련 과정에 폭력과 음란 행위로부터 언어폭력과 항공기기에 대한 위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법규위반승객(Unruly passenger)에 대응하는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서 대한항공 등 7개 국적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항공기내 성적수치심 유발행위는 지난 2013년 4건에서 2014년 8건, 2015년 15건 등으로 해마다 수배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도 비행근무 시 함께 근무 하고 있던 승무원에 대한 승객의 성희롱 사건을 처리한 사건이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최종목적지인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착륙한 후, GATE로 이동 중, 한국 남자승객(30대 추정)이 정면에 마주보고 앉아있던 여승무원에게 담요사이로 자신의 신체 주요부위를 꺼내 보여준 경험이 있었다.

깜짝 놀란 여승무원은 즉시 기내책임자인 본인에게 기내인터폰 통해 연락했고 본인이 게이트에 도착 전 조종실에 경찰대기를 요청, 도착 후 미리 대기하고 있었던 미국공항경찰에게 해당승객을 인계하여 철저한 조사, 신병구금조치, 벌금부과 및 미국 재입국 불가토록 조치한적 있다.

그러면 하늘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항공사 사내(社內)는 Me too로부터 안전할까?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항공사 사내에서도 역시 외부와 마찬가지로 여성근무자가 많은 부서에서 동일한 성희롱, 추행이 발생하고 있으며 다만 항공회사의 특성상 사외로 노출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어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사내 성희롱에 관한 사안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남성 상위 직급자에 의해서 발생되며 객실승무원간, 객실과 운항승무원간, 일반직 상급자와 객실승무원간에도 상급자가 성적으로 희롱하거나 추행하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물론 항공사 사내에서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사안이지만 이러한 행위를 하면 최소 정직 및 파면까지 각오해야한다.

시대의 흐름으로 인하여 불합리한 성차별의 근본을 깨뜨리는 르네상스나 종교개혁과도 같은 미투혁명이 하늘로도 이어질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법이 지배하는 법치주의에 살고 있고 사회적 도덕과 양심에 따라서 행동해야 하는 호모사피언스(Homo sapience)이기 때문에 생물학적 욕구의 이성적 절제를 직시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는 것이다.

모쪼록 기내에서 안타까운 “Mee too”의 외침이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희망하며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 승객과 기내안전 및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항공사 승무원 모두에게 평등(平等)하고 성숙(成熟)해 지는 아름다운 하늘환경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Who is?

한국항공객실안전협회 협회장

서울호서직업전문학교 항공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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