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모바일 부동산 중개 호시탐탐…‘직방‧다방’, “나 떨고 있니”
[이지 돋보기] 은행권, 모바일 부동산 중개 호시탐탐…‘직방‧다방’, “나 떨고 있니”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3.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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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부동산 플랫폼 개발 및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KB부동산 리브온\' 론칭 행사에 참여한 모습. 사진=뉴시스
은행들이 부동산 플랫폼 개발 및 출시에 박차를 가하며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KB부동산 리브온' 론칭 행사에서 관련 사업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이 모바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부동산 정보 제공부터 자금 지원(대출 등)까지 원스톱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특화된 장점을 십분 활용해 잠재 고객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주요 은행이 선보인 부동산 플랫폼은 단순 부동산 매물 정보 제공을 넘어서, 대출 상품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앱)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이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개발에 착수해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은 매물의 거래가‧평수‧위치 등 정보를 제공하고 거래자들을 이어주는 서비스다. 최근 부동산 수요자들이 중개업체를 찾기 전 스마트폰으로 매물 정보를 검색하는 등 ‘손품’ 파는 양상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시장은 급격하게 확대됐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5월 ‘KB부동산’을 출시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KB부동산 리브온‘으로 개편, 서비스를 확대했다.

관련 서비스는 KB시세정보를 기반으로 보유 예산과 원하는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아주고 대출 상품, 한도, 금리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12월부터는 상업용 빌딩 정보 제공도 시작했으며, 올해 1월에는 ’상권분석시스템‘도 탑재했다. 이밖에 공인중개업소가 직접 매물을 올려 홍보하면 수요자가 이를 보고 구매 의사를 밝히는 식의 기존 부동산 플랫폼 구조도 충실이 따랐다는 평가다.

경쟁 은행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뒤따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위비뱅크’ 앱에 부동산 플랫폼 카테고리인 ‘위비홈즈’를 추가했다. KB국민은행처럼 별도의 앱 출시가 아닌, 외부 업체(네이버 부동산)와의 연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자체 매물은 없지만 네이버 부동산에 축적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출시한 통합앱 ‘쏠’에 부동산 시세 정보 서비스를 담았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학군별 아파트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것. 향후 연립 및 다세대주택까지 범위를 넓힌 ‘소형 공동주택 시세 산정 시스템’을 내놓을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5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호갱노노’와 손을 잡고 대출상담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호갱노노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서 부동산 정보를 조회하고 대출 상담을 신청하면 KEB하나은행의 직원이 직접 신청자에게 연락해 방문상담을 진행하는 것. 또 이와는 별도로 자체 부동산 플랫폼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부동산 플랫폼에 집중하는 것은 주요 수익원 중 하나가 부동산 대출자금인 이유에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4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660조6778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64조2085억원으로 70.3%에 달한다.

또 은행 부동산 플랫폼의 주력 대출상품인 전세자금대출이 규제에서 한 발짝 빗겨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부동산 투기와 가계부채 대책으로 은행 대출을 조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플랫폼을 통한 전세자금대출은 비교적 원활하게 수요를 끌어 모을 수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은 정책 상품 등 오히려 정부와 금융당국에서 추진 중인 상품이고 손실 위험도 적다”며 “부동산 전용 플랫폼을 통해 전세자금대출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포화

한편 은행권의 부동산 플랫폼 시장 진출에 기존 업체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은행 플랫폼에 자칫 시장을 빼앗길 우려가 있는 탓이다.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 시장은 현재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2012년 선두 업체인 ‘직방’과 ‘다방’ 등이 등장해 시장을 형성한 이후, 업체가 난립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바일 부동산 앱은 250여개에 이른다.

이에 기존 업체들은 은행권과 달리 관련 시장을 레드오션으로 여기고 있고, 공룡(은행)의 진출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같은 시각차는 은행과 기존 업체들의 플랫폼 수익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원인이다.

은행은 대출고객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반면, 기존 업체들은 중개 수수료나 홍보비 등이 주요 수입원이다. 때문에 경쟁 업체가 늘어날수록 기존 서비스만으로는 수익 창출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은행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기존 업계 입장에서 긴장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쟁 업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직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뜻이다. 주력 분야에 맞는 특화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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