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CJ제일제당과 대상그룹이 감칠맛의 대명사 조미료 시장에서 철옹성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점유율은 무려 93%. 한라식품과 스토아브랜드, 화미, 샘표 등이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지만 이른바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19일 식품산업통계정보의 지난해 ‘조미/양념장류 브랜드별 소매점 매출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조미료 부문은 1분기 397억원, 2분기 355억원, 3분기 393억원, 4분기 442억원으로 등 158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1564억원)과 비교해 1.5% 증가한 수치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CJ제일제당과 대상그룹 천하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누적 매출은 892억원. 전년(873억원) 대비 2.08%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56.16%를 기록해 전년 55.84% 보다 0.32%포인트 올랐다.
상품별로는 지난해 말 현재 다시다가 133억원으로 1위를, 다시다 골드가 85억46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대상은 매출 58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2016년(575억원)과 비교하면 2.39%늘었다. 시장점유율 역시 36.79%에서 37.12%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상품별로는 감칠맛(97억8400만원)과 감치미(19억6200만원), 미원(12억7200만원)이 각각 2위, 4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지난해 총 매출은 1481억원.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93.28%. 지난해 조미료를 구매한 국민 10명 중 9명은 CJ제일제당이나 대상의 조미료를 선택한 셈이다.
한편 한라식품(46억원)과 스토아브랜드(14억원), 화미(12억원), 샘표(3억9000만원) 등이 나머지 약 7%의 시장 안에서 치열한 생존 게임을 벌이고 있다.
밴드웨건
유통채널별 조미료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2017년 4분기 현재 독립슈퍼(39%)→체인슈퍼(31%)→할인점(18%)→일반식품점(10%)→백화점·편의점(1%) 순으로 나타났다.
학계 등 전문가 집단은 CJ제일제당과 대상이 조미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형성한 것은 안전성을 선호하는 ‘밴드웨건(Bandwagon Effect)’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종호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조미료 시장에는 ‘미원’과 ‘다시다’ 등 대표 상품이 존재한다”며 “소비자들은 사용 경험이 있는 상품 선호도가 높다. 이에 자연스럽게 CJ나 대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남들도 사는 제품이니까’ 혹은 ‘조미료 시장을 대표하는 상품이니까’ 등 다른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을 따라서 소비하는 ‘밴드웨건 효과’도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