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슈퍼 주총 데이’가 남긴 숙제
[기자수첩] ‘슈퍼 주총 데이’가 남긴 숙제
  • 한지호 기자
  • 승인 2018.04.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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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한지호 기자 = 올해도 어김없었다. 금융당국의 노력이 일부 결실을 맺긴 했지만 과제가 만만치 않다.

‘슈퍼 주총 데이’에 관한 이야기이다. 금융위원회는 주주 의결권을 침해하는 슈퍼 주총 데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주 총회 자율분산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업들의 자발적인 주총 분산을 유도했다.

주주총회 자율분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사에는 혜택이 제공됐다. ▲불성실 공시 벌점 감경 ▲공시우수법인 평가 가점 ▲수수료 인하 ▲시장조치 유예 요건 인정 등이다. 또 집중 개최일에 주총을 여는 회사에는 거래소 신고를 의무화했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노력은 일부 성과로 나타났다. 슈퍼 주총 데이로 불린 지난달 2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기업 296개사와 코스닥 상장 기업 242개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892곳이 특정일에 주총을 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산 효과가 분명했다.

스튜어드십코드의 도입 확산으로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도 특징이다. 스튜어드십코드를 채택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더욱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섀도우보팅(의결권 대리행사 제도) 폐지로 인한 시장 혼란을 보완하는 장치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기업은 주총 무산을 우려했고, 금융당국과 한국상장사협의회 등은 주총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가 부족해 주요 안건이 부결되거나 주총이 연기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현재까지 주총에서 정족수 부족으로 주요 안건이 부결된 상장사는 50여곳에 달한다. 특히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된 ‘감사선임 부결’이 속출했다.

섀도우보팅은 주주총회 참여가 저조한 국내 특성을 반영한 제도였다. 이를 폐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안건 부결 등 부작용을 고려해 전자투표 활성화 등 보완책이 마련이 시급하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행사한 주주는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2만2569명(지난달 21일 기준)이다. 반면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을 신청한 회사는 같은 기간 대비 30% 줄어든 688개사에 그쳤다.

기업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와 주주의 권리 행사 욕구가 맞물려야 만 슈퍼 주총 데이의 부작용을 줄여나갈 수 있다.


한지호 기자 ezyhan120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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