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2기' 첫 금통위, 기준금리 1.5% 동결…대내외 불안정성에 '신중'
'이주열 2기' 첫 금통위, 기준금리 1.5% 동결…대내외 불안정성에 '신중'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4.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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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은 임시 본부에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은 임시 본부에서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개최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조성진 기자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한은 임시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30일 0.25%포인트 인상된 뒤 5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회의 기준 3회 연속 동결이다.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임된 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 또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역전 이후 첫 회의기도 하다. 때문에 ‘이주열 2기’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았다.

이번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9명이 이달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3%에 머무는 등 저조한 물가오름세로 인해 한은이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금리 동결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145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도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만드는 요소다. 한은은 한차례의 금리인상이 당장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가계빚 증가세가 둔화될지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동결로 지난달 이뤄진 한미의 금리 역전은 다소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1.5~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상단(1.75%)은 우리 기준금리인 1.5%를 넘어서게 됐다. 한미 기준금리가 뒤집힌 것은 지난 2007년 8월 이후 10년7개월 만이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일어날 경우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자금이 빠져나가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한은은 외국인 자본 유출이 대내외 금리 차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만큼 당분간 급격한 자본유출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전날 한은이 발표한 ‘2018년 3월 중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금리 역전이 일어난 지난달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11억 3000만 달러 순유입 됐다. 앞서 전월(2월) 12억8000만 달러 순유출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역전에도 오히려 외국인 자금이 더 들어온 것이다.

단 이날 공개된 FOMC의 3월 의사록에서 연준은 금리인상 속도를 “조금 더 가파르게(slightly steeper)” 올릴 것이라 시사한 만큼, 역전된 한미 금리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올해 두 차례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는데 시나리오대로라면 미국의 금리 상단은 연 2.25%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올 하반기 들어서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이 이뤄지면 올해 금리 인상은 하반기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최근 금리 인상 결정을 신중히 하겠다는 한은 총재 발언이 완화적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은 금리인상 시기를 오는 7월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함준호 금통위원의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 회의였다.

함 위원은 지난 2014년 5월 취임해 이주열 총재와 임기를 거의 같이 했다. 5차례 금리를 내렸고 지난해 11월 한 차례 금리를 올렸다. 이 과정에 금통위 다수 의견에 동참해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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