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정우현 미스터피자(MP그룹) 전 회장은 지난해 치즈 통행세와 보복 영업 등 이른바 ’갑질 종합세트‘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전 회장의 갑질은 미스터피자에 혹독한 댓가로 돌아왔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든 수익성 지표가 뒷걸음질 친 것.
더욱이 프랜차이즈의 영업지표라고 할 수 있는 가맹점수가 최근 3년 간 급감하는 등 오너리스크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오너리스크에서 벗어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갑질‘ 이미지를 털어낼 수 있는 상생 등에 진력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MP그룹의 최근 3년(2015~2017년) 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개별기준 지난해 매출은 전년(971억원) 대비 16.01% 줄어든 815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손실은 110억원, 당기순손실은 15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같은 기간 대비 23.37%, 18.14% 적자폭이 확대됐다.
앞서 2016년 매출 역시 전년(1103억원) 대비 12.03% 줄었다. 영업손실은 72억원에서 89억원으로, 순손실 역시 57억원에서 132억원으로 늘었다.
기업이 사업을 통해 남기는 이윤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율의 경우 2015년 -6.57%, 2016년 -9.17%, 2017년 -13.47%로 집계됐다.
재무구조 역시 악화일로다. 부채비율은 2015년 141.38%, 2016년 217.92%, 2017년 343.52%로 나타났다. 유동비율은 각각 28.59%, 27.27%, 21.09%다.
부채비율은 100%이하가, 유동비율은 200% 이상이 이상적이다.
결국 미스터피자는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논란 등 갑질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 2016년부터 수익성 악화가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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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과 치즈 통행세, 보복 출점 등의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며 가맹점 수 역시 쪼그라들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은 2015년 411에서 2016년 367개로 줄었다. 지난해는 320개로 급감했다. 3년 동안 총 91개가 문을 닫은 셈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 등은 오너리스크로 생긴 당연한 결과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가맹점주와의 ‘상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 간사는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실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한 번 각인된 부정적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어렵다”면서 “‘상생’의 이미지로 이를 극복한 사례도 있다. 가맹점주와 상생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맹점주들을 위해 프랜차이즈 물품에 대한 지원폭을 넓히거나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상생해야한다”며 “소비자들은 관련된 사항이 잘 이행되는지 관심을 가져야하며, 시민단체 등 기관에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MP그룹측은 오너리스크와 실적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정우현, 1심 불복 항소심…갑질 종합세트 결과에 관심 집중
정우현 전 회장은 2016년 4월 서울시 서대문구 소재 한 상가에서 자신이 퇴근할 무렵 문이 잠겨 나가지 못했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했다.
또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가맹점주들이 치즈를 구입하도록 강요했다. 치즈 통행세가 붙은 가격은 10㎏ 9만원. 시장 가격보다 1만7000원이 더 비싸다.
보복 영업도 자행했다. 미스터피자를 탈퇴한 점주 매장 인근에 직영매장을 오픈해 상대 점포보다 3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노골적으로 영업을 방해했다.
이밖에 딸과 사촌 형제 등 친인척을 MP그룹 직원으로 취업시켜 29억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하기도 했다.
법원 역시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지난 1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우현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논란이 됐던 치즈 통행세와 보복영업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으며 정 전 회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같은 달 29일 법원에서 항소장을 제출한 뒤 2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