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한지호 기자 = 국내 PC 시장 점유율 97%를 자랑하는 오퍼레이팅 시스템 (operating system)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Windows)’와 문서 작성 프로그램 ‘오피스(Office)’를 정상 구매한 고객들이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 취급을 받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명 전자상거래사이트인 이베이(ebay)의 윈도우10 최저 판매가는 미화 1.5(한화 1600원) 달러. 반면 국내 공식 판매가격은 32만4600원이다. 격차만 무려 216배.
더욱이 이베이를 통해 구입한 후 국내에서 사용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4일 미국 전자상거래사이트 이베이의 윈도우10 판매 가격을 조사한 결과, 1.5 달러부터 12(1만2850원) 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별로 제품 키(정품 인증을 받기 위한 일련의 문자열)의 포함 여부와 ‘홈(Home)' 혹은 '프로(Pro)' 등 에디션의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메일로 전송된 상품은 정상 사용 가능한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오피스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오피스365는 2.45(한화 2625원) 달러에서 3.65(3910원) 달러 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 판매처는 월 또는 연 단위로 구매해야 하지만 이베이는 영구 사용 가능한 계정을 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더욱이 기자가 직접 구매해 설치 및 사용 등의 과정을 거친 결과, 이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기자는 이베이(www.ebay.com)에 접속한 후 가입(이메일 등록) 절차를 완료한 후 ‘윈도우10 프로’를 5.11(한화 5477원) 달러에 구입(신용카드 결제)했다. 이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컴퓨터 제어판 정품 인증 메뉴에서 정품 코드를 입력하자 정품 인증 확인 메시지 떴다.
오피스365 또한 결제(3.49 달러/한화 3741원) 후 메일로 전송받은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자 정상적으로 워드(Word), 엑셀(Excel) 등 각종 프로그램의 최신 버전 이용이 가능했다.
반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서 윈도우10을 구매하려면 ‘윈도우10 프로’는 32만4600원, ‘윈도우10 홈’은 17만8000원이다. 오피스365는 Personal(1인용) 버전 기준 1년 이용료 8만9000원, 한 달 이용료 8900원이다.
호갱
문제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통해 제값을 주고 산 소비자들이 호갱 취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 역시 이같은 사실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하창영(24세, 남)씨는 “오피스 1년 이용권을 제값 주고 구매했는데 3000원 수준에서 영구 이용 가능한 계정이 거래된다는 점은 기분이 나쁘다”며 “분명 그렇게 팔아도 남는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에 이같은 유통 경로에 대한 대책 마련 등 입장을 요청했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허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홍보팀 차장은 지난 20일 기업 판매용이 이베이에 풀린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기업 등 특정 구매자에게만 할인이 제공되는 경우는 없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이베이 판매 물품을 확인한 후 답변 하겠다”고 말했다.
한지호 기자 ezyhan1206@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