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허벌라이프, 19년간 본사에 배당‧수수료 1조2천억…시민단체 “국부 유출” 비판
[이지 돋보기] 허벌라이프, 19년간 본사에 배당‧수수료 1조2천억…시민단체 “국부 유출” 비판
  • 한지호 기자
  • 승인 2018.05.2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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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호 기자
그래픽=한지호 기자

[이지경제] 한지호 기자 = 글로벌 직접판매(다단계) 기업 ‘허벌라이프’ 한국 법인(이하 한국허벌라이프)이 지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간 배당과 수수료 명목으로 미국 등 본사에 1조2000억원이 넘는 돈을 퍼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외국계 기업의 현지화 정책 중 하나인 기부금은 같은 기간 동안 1억6000만원에 불과해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한국허벌라이프는 최근 5년 간 실적이 뒷걸음질 치며 수익성 개선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배당 규모가 오히려 늘면서 “국부 유출”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한국허벌라이프의 최근 19년(1999~2017년) 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허벌라이프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미국) 허벌라이프 인터내셔널(Herbalife International, Inc.)에 배당한 금액은 총 4597억원에 달했다.

그래픽=한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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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배당 내역을 살펴보면 ▲1999년 50억원을 시작으로 ▲2000년 100억원 ▲2001년 100억원 ▲2002년 119억원 ▲2003년 122억원 ▲2004년 39억원 ▲2006년 59억원 ▲2008년 59억원 ▲2009년 63억원 ▲2010년 157억원 ▲2011년 304억원 ▲2012년 608억원 ▲2013년 789억원 ▲2014년 710억원 ▲2015년 770억원 ▲2016년 160억원 ▲2017년 390억원이다.

한국허벌라이프의 배당성향(기업의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배당이 없던 2005년과 2007년을 제외하면 최소 34.46%(2009년)부터 최대 1126.11%(2016년)를 기록했다. 평균 배당성향은 148.98%. 국내에서 번 돈의 1.5배에 달하는 금액을 배당한 셈이다.

수수료 지급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허벌라이프는 허벌라이프 인터내셔널(Herbalife International, Inc.)과 미국지사(Herbalife International of America, Inc.)와 체결한 약정에 따라 매출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지급했다. 19년 간 지급된 수수료 총액은 7693억원이다.

한국허벌라이프는 고배당 등으로 본사의 지갑을 두둑하게 했지만 정작 내부 살림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실적이 악화되며 수익성 개선에 적신호가 켜진 것.

그래픽=한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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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허벌라이프 매출은 2013년 3244억원에서 2014년 3039억원(6.31%↓)으로 줄더니, 2015년(2163억원/28.83%↓), 2016년(1510억원/30.17%↓), 2017년(1142억원/24.38%↓)까지 지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957억원에서 2014년 973억원(1.67%↑) 소폭 늘어난 뒤 2015년(661억원/32.06%), 2016년(389억원/41.04%), 2017년(260억원/33.29%)까지 3년 연속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2013년 718억원에서 2016년 14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155억원으로 회복했다.

순이익의 롤러코스터 행보는 서울세관 과세처분에 따른 납부액 약 400억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민사회단체 등은 한국허벌라이프 등 외국계기업의 고배당과 높은 수수료는 결국 재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으로써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국내에서 번 돈이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되는 것은 국내 경제에 악영향”이라며 “배당성향이 150%에 달한 것은 특히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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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과 수수료 합계 1조2290억원을 퍼주는 동안 기부는 너무나 인색했다.

한국허벌라이프가 최근 19년 간 기부한 총액은 1억6000억원이다. 2005년(8000만원)과 2001년(4927만원)을 제외하곤 2000만원 이상을 기부한 해가 없다. 배당과 수수료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0013%. 1만분의 1수준이다.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이에 대해 “비율을 계산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낮은 수치”라며 “국부를 유출시키는 만큼 어느 정도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지적했다.

한국허벌라이프는 초라한 수준의 기부금과 관련, 물품 지원과 꾸준한 사회공헌활동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허벌라이프 관계자는 “한국허벌라이프는 매년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 상록보육원 지원 등 사회공헌을 하고 있다”며 “행복더함 사회공헌대상을 7년 연속, 대한상공회의소‧포브스 사회공헌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하는 등의 성과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 건강을 위해 지난해 당뇨교육을 실시해 한국당뇨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며 “야구팀 SK와이번스, 축구팀 수원삼성블루윙즈, 배구선수 김연경 등 스포츠 선수들과 트라이애슬론, 씨름 사이클 등 종목도 후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지호 기자 ezyhan120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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