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카드사 1분기 순이익 ‘반토막?’…일회성 요인 작용한 ‘뻥튀기’ 성적표
[이지 돋보기] 카드사 1분기 순이익 ‘반토막?’…일회성 요인 작용한 ‘뻥튀기’ 성적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5.21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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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전업 카드사의 올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가량 급감했다.

하지만 이는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뻥튀기’ 성적표라는 분석이다.

더욱이 카드업계는 정부의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 때문에 수익성에 악영향이 생길 것으로 우려했지만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7개(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전업 카드사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카드사 당기순이익은 총 4590억원으로 전년 동기(7713억원) 대비 40.5% 급감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업계 선두인 신한카드가 지난해 1분기 4014억원에서 올해 1383억원으로 무려 65.5%(2631억원) 쪼그라들었다. 이어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순이익이 532억원에서 261억원으로 50.9%(271억원) 줄었다.

하나카드(500억원→255억원)와 국민카드(833억원→717억원), 삼성카드(1130억원→1115억원)도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49%(245억원), 13.9%(116억원), 1.3%(15억원) 감소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올해 39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전년 동기(293억)보다 100억원(34.1%) 더 벌어들였다. 롯데카드도 지난해 1분기 412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467억원으로 순이익이 55억원(13.3%) 늘었다.

우리‧롯데 두 업체의 선전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가맹점수수료와 법정최고금리의 인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 등 그동안 업계가 우려해온 ‘삼중고’에 직격타를 맞은 모양새다.

하지만 카드업계의 이러한 처참한 성적표는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지 않은 ‘착시 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카드사가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요인으로 실적이 뻥튀기 된 만큼, 이를 제외하지 않고 직접 비교 대상으로 삼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에만 4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챙긴 신한카드의 경우,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해 대손충당금 2758억원이 환입되면서 실적이 일시적으로 불어났다. 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신한카드의 전년 1분기 순익은 1268억원까지 쪼그라든다. 즉 실질적인 순이익은 되레 9.1%(115억원) 늘어난 셈이다.

올해 순이익이 반 토막 난 하나카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분기 일회성 요인이었던 306억원 규모의 장기매수채권 매각이익을 빼면 실질 순이익은 194억원에서 255억원으로 31.4%(61억원) 증가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대로 올해 일회성 요인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우리카드는 올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늘었지만 이는 고스란히 배드뱅크 배당이라는 일회성 요인 덕을 본 증가분이다.

배드뱅크는 금융사의 부실자산과 채권을 사들여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관이다. 우리카드가 매각한 부실채권 중 회수된 채권에서 발생한 초과 이익금이 실적으로 잡힌 것. 이를 제외하면 실제 순이익은 거의 변함없다.

이렇듯 일회성 요인들을 전부 배제하면 카드사들의 실질 순이익 감소폭은 3.8%(4667억원→4490억원)로 좁아진다.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1년 새 반 토막 날 정도로 악화일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수수료?

카드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이 카드사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 매출 3억~5억원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기존 2%에서 1.3%로 0.7%포인트 낮췄다. 또 연매출액 2억~3억원인 소규모 가맹점은 1.3%에서 0.8%로 0.5%포인트 인하했다.

당시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연간 3500억원의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오히려 올 1분기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보면 삼성카드는 3762억원으로 전년 동기(3543억원)보다 6.2%(21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3384억원→3457억원)와 롯데카드(1688억원→1769억원)도 각각 2.2%(73억원), 4.8%(81억원) 증가했다.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은 은행 카드사 4곳(신한·국민·하나·우리카드)의 수수료 수익을 보면 2016년 1분기 1조5398억원에서 올 1분기 1조6401억원으로 6.5%(1003억원) 불어났다. 가맹점수수료가 카드사 수수료 수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역시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즉, 수수료가 전체 수익 하락을 이끌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보다는 충당금 적립 기준이 강화된 게 순이익 감소에 더 영향을 미쳤다는 시선도 있다. 금융위가 지난해 3월 내놓은 제2금융권 건전선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카드사들은 6월부터 2개 이상의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를 고위험 대출로 구분해 충당금을 30% 추가 적립해야 했다. 충당금이 늘면서 그만큼 이익으로 잡히는 금액이 감소하는 것.

다만 가맹점 수수료가 증가한 것은 전체적인 카드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이고, 마케팅 등의 비용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결국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비용은 더 늘어났다.

더욱이 올해도 가맹점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고돼 있다. 오는 7월부터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 소액결제가 많은 업종의 수수료율은 평균 0.3%포인트 낮추는 것. 수수료 원가 중 한 부분인 밴 수수료를 기존 정액제에서 정률제(비율로 부과)로 바꿔 소액결제일수록 낮은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숫자상으로만 보면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더 증가했지만 이는 카드 사용량이 많아진 영향이고, 이에 비례해 비용도 늘어나므로 전체 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도 최소 한 번 이상의 인상이 예고돼 있어 수익 감소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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