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이에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삼성 본관에 위치한 임시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부진한 경기 지표와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여건에 금리인상을 서두를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산업생산과 투자 지표 등이 하락한데다, 취업자수도 석 달째 10만명대 증가폭에 머무는 등 경기에 전반적으로 먹구름이 드리운 탓이다.
또 경제 성장세를 견인했던 수출도 지난달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전년동기대비 1.5% 감소)로 돌아서자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높아졌다.
이달 금리동결은 시장의 예측과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11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3명이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에 한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이르면 7월과 8월, 10월 등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기준금리가 동결됨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다음 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탓이다. 연준은 5월2일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곧(soon)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연준이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올리면서 우리나라 기준금리(1.50%)보다 미국 금리 상단이 0.25%포인트 높아진 상황이다. 다음 달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된다면 한‧미의 금리 차는 최소 0.5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아직까지 금리역전으로 급격한 외국인 자금이탈 흐름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금리차가 더 확대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줄 우려도 있다.
한편 이번 금통위는 지난 17일 취임한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의 첫 금리 결정 회의다. 임 위원은 이번에 퇴임한 함준호 전 위원의 후임으로 은행연합회의 추천을 받아 금통위에 합류하게 됐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