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이통사 여직원, "샐러리맨의 꿈 ‘임원’, '하늘의 별따기'"…여전한 ‘유리천장’
[이지 돋보기] 이통사 여직원, "샐러리맨의 꿈 ‘임원’, '하늘의 별따기'"…여전한 ‘유리천장’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8.05.28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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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여직원들이 견고한 유리천장(충분한 능력을 갖춘 구성원, 특히 여성이 조직 내의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에 막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통신업계 임원 중 여성 비중은 불과 5.2%. 더욱이 전체 직원 중 여직원은 10명중 2명꼴. 출발부터 힘겨운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가정과 일을 양립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동통신 3사가 제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의 임직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통 3사 임원 266명 중 여성은 15명(5.2%)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KT는 전체 임원(119명) 중 여성 임원이 8명(6.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텔레콤은 82명 중 7명(8.5%), LG유플러스는 65명 중 2명(3%) 순이다.

이동통신 3사에 여성 임원이 등장하기까지는 20여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KT는 1981년 설립이후 21년이 지난 2002년이 돼서야 이영희 북경사무소장을 최초 여성 임원으로 선임했다.

SK텔레콤은 1984년 설립 후 2004년 윤송이 현 엔씨소프트 사장이 Biz전략본부 CI TF장으로 선임됐다.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1996년)는 2012년 여명희 회계담당 상무를 선임하며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불균형

이동통신업계의 견고한 유리천장은 극심한 남녀 성비 불균형도 한몫했다. 3사의 지난해 전체 직원 3만7042명 중 여성은 6595명(17.6%)이다. 10명중 2명꼴에 불과하다.

업체별로보면 LG유플러스가 전체 직원 8727명 가운데 여직원이 21.3%(1867명)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KT(2만3817명) 4064명(17%), SK텔레콤(4498명) 664명(14.7%) 순이다.

출발부터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임원 승진 예정자라고 할 수 있는 직급의 여성 비율은 상당히 초라하다. 이동통신 3사 모두 팀장과 부장 직급자 중 여성 비중은 5~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부분 개선됐다지만 여성에게 집중된 가정과 일의 양립 문제도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다. 사회적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동통신 3사 여직원 평균 근속 연수는 10.6년. 남직원은 13.8년이다. 3.2년의 격차는 결혼과 출산에 따른 육아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경력 단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통신업계는 여성 임원 비율과 관련, 산업의 특성상 기술직군 선호도가 높고, 해당 직군에 상대적으로 남성 비중이 높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또 유리천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A통신사 중간관리자급 여직원은 “팀장 이상으로 승진할 경우, 업무 능력과 실적이 비슷해도 여성이 배제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중간관리자 승진은 과거보다 많이 공정해졌지만 그 이상은 여성의 진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사고과의 경우 계량과 비계량으로 나뉜다. 실적이나 성과 등의 계량은 손 댈 수 없지만 업무와 연관 없는 비계량은 여성보다 남성에게 유리하게 적용되는 부분이 있다”며 “예를 들면 퇴근 후 직원들과의 술자리 등이 비계량으로 반영된다”고 덧붙였다.

보이지 않는 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성 임원들의 기술직군 진출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SK텔레콤은 여성 임원 7명 중 5명이 ▲커뮤니케이션상품 ▲AI 사업 ▲AI기술 ▲블록체인사업개발 ▲TTS사업 등의 연구개발 및 사업추진 부서에 근무하고 있다.

KT는 여성 임원 전체가 ▲미래사업개발 ▲경영전략연구 ▲빅데이터솔루션 ▲국제통신운용센터 ▲소프트웨어 개발 ▲빅데이터사업 ▲융합사업추진 ▲지속가능경영 등의 연구개발 및 사업추진부서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관계자는 “현재 통신업계 등의 기술직군은 여성임원의 비율이 매우 낮은 편”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여성 특유의 감성과 섬세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직원들은 현 시대 흐름을 파악해 감성 마케팅 및 포용적 리더십(경영능력)을 키운다면 통신업계에서도 여성 임원의 비율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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