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등에 “아차차!”하더니…“車車車” 외치며 탈출구 모색?
[이지 돋보기] 카드업계, 수수료 인하 등에 “아차차!”하더니…“車車車” 외치며 탈출구 모색?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6.0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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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전업 카드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목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현재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성장길이 막혔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탈출구를 찾던 각 카드사가 경쟁적으로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최근 2년 새 자산 규모가 2배 이상 늘어난 것.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5개(신한·삼성·KB국민·우리·롯데카드) 전업카드사의 지난해 말 할부금융 자산은 5조533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말(2조1988억원)보다 151.7%(3조3348억원) 급증한 규모다. 2년 만에 무려 2.5배나 늘어난 것.

조사 대상 카드사들은 할부금융 자산이 증가하며 콧노래를 불렀다. 같은 기간 5개 카드사의 할부금융 수익은 289억7600만원에서 506억9700만원으로 75%(217억2100만원) 늘었다.

할부금융 수익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자동차 할부다. 지난해 말 현재 할부금융 수익(506억9700만원) 가운데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벌어들인 돈은 488억3700만원. 무려 96.3%의 비중이다. 자동차 할부금융이 카드사 할부금융 사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증가세도 가파르다. 5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2015년 242억1500만원에서 2016년 332억7400만원, 지난해 488억3700만원으로 2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 현황>
  2015년말 2016년말 2017년말
신한카드 232억800만원 237억300만원 246억6500만원
삼성카드 9억3100만원 69억2100만원 124억4200만원
KB국민카드 100만원 9억8400만원 74억4600만원
우리카드 300만원 16억800만원 41억6100만원
롯데카드 - 5800만원 1억2300만원
242억1500만원 332억7400만원 488억3700만원

카드사별로 보면 자동차 할부금융 맹주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할부금융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조2646억원으로 5개 카드사의 총 할부금융 자산(5조5336억원)의 40.9%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벌어인 수익 역시 246억6500만원으로 카드사 전체 수익(488억3700만원)의 절반(50.5%)에 달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으로 124억4200만원의 수익을 거둬들이며 업계 2위에 올라섰다. 2015년 말 9억3100만원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13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할부금융 자산 역시 3040억원에서 1조6612억원으로 446.4%(1조3572억원) 늘었다.

KB국민카드는 최근 들어 자동차 할부금융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케이스다. KB국민카드는 2015년 말 ‘KB이지오토론’을 출시하며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사업 개시 2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할부금융 자산은 1조189억원.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 역시 2015년 말 1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4억4600만원으로 급증했다.

우리카드도 할부금융 자산이 ▲2015년 36억4300만원 ▲2016년 2124억3000만원 ▲지난해 5550억1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 역시 같은 기간 300만원에서 41억6100만원으로 13만8600% 불었다.

롯데카드는 아직 발만 담그고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할부금융 자산은 337억8700만원,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1억2300만원으로 구색만 갖췄다.

잠재력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주목한 것은 관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이유에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자동차 금융 수요자의 특성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금융 이용률은 40~50% 수준으로 미국(81%), 독일(64%) 등에 비해 낮다. 이에 연구소 측은 수입차 선호도가 높아졌고, 국산차도 평균 판매 단가가 상승한 만큼 앞으로 자동차금융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자동차의 경우 다른 시장과 달리 신차와 함께 중고차시장이 잘 형성돼 있어 사업 기회가 다양화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중고차 시장은 금융 이용률이 신차보다 더 낮은 20~30%대라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다.

환경도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자동차 구입 시 정보 부족으로 판매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모바일로 채널이 발전하면서 정보 획득이 쉬워진 소비자가 주도권을 잡고 자동차 금융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시대로 변모했다.

이에 캐피탈의 전유물이던 자동차금융에 카드뿐만 아니라 은행 등 다른 업권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자동차 금융 시장은 자동차 판매 대수보다 평균 판매 금액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자동차 평균 판매 단가가 상승해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해진 만큼 자동차 금융에 대한 니즈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리 상승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캐피탈의 금리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은행이나 카드업권으로 자동차 금융 수요가 전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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