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규제 불구 내부거래 기승…공정위 "사각지대 보완할 것"
'일감 몰아주기' 규제 불구 내부거래 기승…공정위 "사각지대 보완할 것"
  • 조소현 기자
  • 승인 2018.06.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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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시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조소현 기자 =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또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들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도입 이후 내부거래 실태 변화에 대한 분석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으로 인해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경영권 승계를 막기 위해 지난 2014년 도입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를 넘는 기업이 규제 대상이다.

규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총수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만 규제가 적용되고 상장회사의 규제 기준이 비상장회사와 달라 자회사 설립·지분 매각 등을 통한 규제 회피 의혹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공정위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규제 도입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대기업 집단 내부거래 규모 및 비중은 감소했다. 하지만 이내 증가 추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15.7%였던 내부거래 비중은 규제 도입 직후인 2014년에는 11.4%로 감소했다. 그러나 2015년 12.1%, 2016년 14.9%, 2017년에는 14.1%로 다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5년 연속 규제대상에 포함된 56개사의 경우에도 2014년 11.6%였던 내부거래 비중이 2017년에는 14.6%로 상승했다.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회사는 여전히 높은 내부거래 비중을 유지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9~30%인 상장사는 2013년 15.7%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에는 21.5%까지 올랐다. 특히 총수일가 지분율이 20~30%인 상장사는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와 비교해 내부거래 비중은 작았지만, 평균 내부거래 규모는 2.9~3.9배 큰 것으로 집계됐다.

규제 도입 이후 지분율 하락 등으로 규제대상에서 제외된 회사 중 계열사로 남아있는 8개사의 경우, 규제도입 당시부터 계속 규제대상 회사보다 내부거래 비중‧규모가 컸다. 더욱이 규제도입 당시인 2013년 15.7%였던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26.4%까지 뛰어올랐다.

모회사의 지분율이 50%를 넘는 규제대상 회사의 자회사는 규제 도입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규제대상 회사와 유사한 수준의 내부거래 규모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또 상장사가 비상장사에 비해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 장치도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규제 도입 당시 상장사는 상대적으로 감시·통제장치가 갖춰져 있는 점을 고려해 비상장사 대비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가 상장사인 경우 내부거래 감시‧통제장치가 비상장사보다 잘 작동하지 않았다.

상장계열사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은 꾸준히 상승, 50%를 넘어서고 있는 반면 사외이사의 반대 등으로 원안가결 되지 않은 이사회 안건 비율은 여전히 1% 미만에 불과했다.

상장계열사의 이사회 내 각종 위원회 설치 비율도 전체적으로 늘고 있지만 내부거래위원회에 상정된 안건(208건) 중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한건도 없었다.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은 "현행 사익편취 규제는 일부 개선효과가 있었으나 사각지대 발생 등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에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며 토론회·간담회 등 외부 의견수렴을 거쳐 공정위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소현 기자 jo@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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