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대한‧아시아나항공, 국민적 ‘공분’ 불구 안도?…업종 효과에 하늘길 “순항중”
[이지 돋보기] 대한‧아시아나항공, 국민적 ‘공분’ 불구 안도?…업종 효과에 하늘길 “순항중”
  • 이민섭 기자
  • 승인 2018.07.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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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사진=픽사베이, 뉴시스

[이지경제] 이민섭 기자 = 국민적 공분을 사며 영업력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순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적항공사는 잇따른 갑질 사태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지만 오히려 하늘길 승객이 증가했다.

투자 심리 위축을 우려했던 목소리도 잠잠하다. 시가총액 증발 규모가 시장 전망보다 적거나 오히려 늘었다.

항공 및 여행업계 전문가들은 타 업종 대비 즉각적인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 힘든 이른바 ‘업종 효과’라는 분석이다. 보통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들은 2개월~3개월 전에 여행 준비에 나선다. 때문에 취소 및 환불 등이 힘들다는 것. 또 중장년층의 국적기 선호도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를 고려한 행보중이다. 회사 이미지 개선을 위한 작업은 잠시 미루고, 현재 이슈 해소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진에어,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인 아시아나항공 등 3곳의 올 상반기(6월=잠정치) 이용객은 총 2942만9299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2680만5890명) 대비 9.75(262만3409명) 증가했다.

그래픽=이민섭 기자
그래픽=이민섭 기자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총 1412만8972명이 이용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325만7680명) 대비 6.5%(87만1292명) 늘었다. 한진그룹 계열사인 진에어도 480만295명을 기록해 14.4%(60만7376명)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월별 이용객수를 보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이후 쏟아진 한진가의 각종 의혹에도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한진 오너 일가 파문이 시작된 ▲지난 4월 231만4115명 ▲5월 227만4092명 ▲6월 291만164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4.6%(10만3658명), 3.5%(7만8646명), 31.1%(69만1742명) 증가했다.

진에어도 ▲4월 77만436명 ▲5월 74만6972명 ▲6월 113만6400명으로 각각 5.9%(4만3264명), 2.5%(1만8558명), 63.4%(44만1116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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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의 아픔을 느끼고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주식시장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대한항공을 향한 투자 심리는 위축됐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가 갑질 파문 전인 지난 4월 11일 종가 3만5900원, 시가총액 3조4049억원을 기록했다. 석 달 후인 어제(11일) 종가는 2만8559원이며 시총은 2조7363억원이다. 석 달 만에 주가는 7350원 떨어졌고, 시총은 6686억원이 증발했다.

주요 이슈별 주가 변동 추이를 보면 조 전 전무 사건이 공론화된 12일 종가는 3만3550원으로 하향세를 탔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인천 그랜드하얏트 호텔 갑질 영상이 공개된 4월 24일 주가는 3만4250원, 시총은 3조2484억원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하지만 상승세도 잠시. 이후 한진 오너 일가의 갑질 폭로가 잇따르면서 주가는 2만7000원대까지 급락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구속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달 초의 경우, 2만7000원대에서 상승세를 타다 2만8559원까지 회복된 상태다.

대한항공의 주가 급락은 한진가 파문을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조 회장의 구속 기로까지 확대된 사태에 투자 심리가 흔들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주가가 상승했다. 노 밀(No Meal) 사태 발생 전인 지난달 29일 종가는 4140원, 시총 8496억원을 기록했다. 어제(11일) 종가는 4225원으로 85원 올랐고, 시총은 8671억원으로 175억원 늘었다.

주요 이슈별 주가 변동 추이를 보면 아시아나직원연대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 개설된 3일 주가는 4020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긴급 기자회견이 예고된 4일 역시 4015원으로 내렸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직원연대의 서울 광화문 세종문회회관 집회가 열린 6일에는 주가가 4120원으로 상승했다.

증권가는 박 회장의 기자회견이 투자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노 밀 사태 해결 방안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쾌청?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여행업계와 학계 등은 대한항공과 아시아항공 등의 하반기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업종의 특수성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항공사들의 최근 불거진 갑질과, 기내식 대란, 오너리스크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영상 불이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행업계 관계자도 “해외여행의 경우 시간적 여유를 두고 행선지 선정, 숙박시설 예약 등을 준비하기 때문에 갑질과 오너리스크가 발생해도 여행 직전에 항공사를 변경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대형 항공사의 노선이 대체 가능한 수요가 있다면 2030세대에서 일부 이탈이 발생하겠지만, 5060세대는 아직도 국적항공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모 대학 항공학부 교수 A씨 역시 “과거 땅콩회항 당시에도 대한항공에 대한 불매운동이 있었으나 도리어 이용객이 증가했다. 실질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면서 “특히 50~60대는 여전히 국적기를 선호하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국적항공사의 갑질과 안일한 대처로 인해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향후 이용객이 감소하는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국적항공사의 자회사 역시 직‧간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갑질과 오너리스크, 기내식 대란 등 일련의 사태 수습에 총력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실추된 이미지 개선은 잠시 미룬다는 입장인 것.

장선욱 대한항공 홍보팀 과장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 많기 때문에 향후 이미지 개선 등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조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상용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장은 “현재 기내식 대란과 관련된 문제들이 100% 정상화 단계에 안착한 것은 아니다”면서 “내부에서도 기내식 정상화에 총력을 쏟고 있어 항공사 이미지 개선에 대한 계획은 이후에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섭 기자 minseob0402@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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