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은행권, 1Q 직원‧점포 생산성↑…실적 개선+몸집 줄이기 ‘다이어트 효과’
[이지 돋보기] 은행권, 1Q 직원‧점포 생산성↑…실적 개선+몸집 줄이기 ‘다이어트 효과’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7.1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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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시중은행의 올 1분기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비대면 거래 활성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몸집을 줄이며 뒷문으로 나가는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개선이 맞물리면서 생산성도 덩달아 상승한 모양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수천 명의 인력 감축과 점포 폐쇄가 이뤄지는 등 희생이 따른 만큼, 보다 실질적인 생산력 향상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은행연합회에 제출된 4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시중은행의 정기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은행원 한 명당 벌어들인 평균 충당금적립전이익은 605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775만원)보다 4.8%(275만원) 증가한 규모다.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지출비용을 차감한 뒤 대손충당금을 제외하기 전의 금액을 말한다. 일회성 요인 등을 제외하고 순수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이다. 은행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은 총 금액을 전체 직원 수로 나눠 계산한 수치로, 은행의 대표적인 생산성 지표로 쓰인다.

생산성이 개선된 것은 최근 은행권의 인력 구조조정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4대 은행의 총 직원 수는 5만6133명으로 전년 동기(5만8318명) 대비 3.7%(2185명) 감소했다. 실적 역시 호조세를 이어가, 같은 기간 총 충당금적립전이익은 3조4580억원에서 3조4907억원으로 0.9%(326억원) 늘었다.

은행의 몸집 줄이기와 실적 개선이 맞물린 다이어트 효과가 톡톡히 나타난 것이다.

<은행권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
  2018년 1분기 2017년 1분기 증감
국민 6000만원 5400만원 600만원
신한 6400만원 5600만원 800만원
우리 5900만원 5600만원 300만원
하나 5900만원 6500만원 -600만원
평균 6050만원 5775만원 275만원

은행별로 보면 올 1분기 생산성 수위는 신한은행이다.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이 6400만원으로 전년 동기(5600만원)보다 14.3%(800만원) 증가했다. 전체 충당금적립전이익이 7694억원에서 8379억원으로 8.9%(685억원) 늘어난 가운데 직원 수는 612명(1만3354명→1만2742명‧-4.6%) 줄어든 결과다.

이어 KB국민은행이 같은 기간 54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11.1%(600만원) 늘었다. 전체 충당금적립전이익이 9279억원에서 1조77억원으로 8.6%(798억원) 증가했고, 직원 수는 1만6939명에서 1만6724명으로 1.3%(215명) 줄었다.

우리은행의 총 충당금적립전이익(8458억원→8347억원)은 1.3%(111억원) 즐었다. 다만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직원 수(1만4578명→1만3644명) 감소폭(934명)이 이를 상쇄했다. 생산성이 5600만원에서 5900만원으로 5.4%(300만원) 개선된 것.

KEB하나은행은 충당금적립전이익이 지난해 1분기 9149억원에서 올해 1분기 8104억원으로 대폭 감소해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생산성이 하락했다. 1인당 충당금적립전 이익이 지난해 1분기 6500만원에서 올 1분기 5900만원으로 9.2%(600만원) 줄었다. 인력 감축(1만3447명→1만3023명)이 이뤄졌지만 생산선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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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생산성 지표 역시 뚜렷한 개선세다.

  2018년 1분기 2017년 1분기 증감
국민 143억원 132억원 11억원
신한 161억원 145억원 16억원
우리 151억원 136억원 15억원
하나 149억원 137억원 12억원
평균 151억원 137억5000만원 1억500만원

은행이 실행한 총 대출액을 직원 수로 나눈 직원 1인당 대출실적을 보면 올 1분기 평균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137억5000만원) 대비 9.8%(13억5000만원)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45억원에서 161억원으로 증가해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은행(136억원→151억원) △KEB하나은행(137억원→149억원) △KB국민은행(132억원→143억원) 순이었다.

직원 1인당 평균 예수금도 169억원에서 188억7500만원으로 11.7%(19억7500만원)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177억원에서 203억원으로 26억원 늘었고, △KEB하나은행(173억원→189억원) △우리은행(163억원→187억원) △KB국민은행(163억원→176억원) 순으로 각각 늘었다.

직원뿐만 아니라 영엽점포당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은행권이 실적이 시원찮은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4대 은행의 지점 수는 지난해 1분기 3483개에서 올해 1분기 3345개로 4%(138개)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점포 1개당 평균 대출실적은 올 1분기 2531억7500만원으로 전년 동기(2300억5000만원)보다 10.1%(231억2500만원) 늘었다. KEB하나은행이 2289억원에서 2646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2295억원→2547억원) △우리은행(2378억원→2503억원) △KB국민은행(2231억원→2431억원) 순이었다.

점포당 평균 예수금은 316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830억원) 대비 11.8%(333억5000만원) 늘었다. 은행별로 △KEB하나은행(2898억원→3353억원) △신한은행(2817억원→3214억원) △우리은행(2844억원→3100억원) △KB국민은행(2761억원→2987억원) 순으로 생산성이 높았다.

각종 생산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지만 이같은 현상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과 영업망을 희생해서 얻은 결과인 만큼,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없는 방법인데다 효과도 일시적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위적으로 직원 수를 조정하고 영업점을 폐쇄하는 등 뒷문으로 나가는 비용을 줄여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을 지속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성 증대가 진정한 생산력 향상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어딜 가나 규모만 다르고 형태는 비슷비슷한 영업점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특성에 맞는 특화 점포를 운영하는 등 기존의 영업 방식을 바꾸는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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