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Car-시승기] 치명적 마초 본능…역대급 SUV 기아차 모하비
[이지 Car-시승기] 치명적 마초 본능…역대급 SUV 기아차 모하비
  • 조영곤 기자
  • 승인 2018.07.2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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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사진=기아자동차

[이지경제] 조영곤 기자 = 치명적이다.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 역대급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기아자동차 모하비 얘기다. 일각에선 사골이라고 비아냥거린다. 기자는 이같은 지적에 반대다.

남심을 저격한 모하비는 마니아층이 두텁다. 때로는 신적인 존재까지 격상한다. 캠핑 등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상남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모하비는 지난 2008년 데뷔 이후 꾸준한 판매량으로 단단한 팬덤을 형성했다.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만 이만한 상남자가 또 나올 수 있을까 싶다.

오늘 다시 모하비와 마주했다. 2018년형이다. 디자인은 큰 변화가 없다. 대신 속을 알차게 채웠다. ‘후측방경보시스템’을 기본화했다. 또 차선이탈경보시스템과 하이빔 어시스트,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브 와이즈’를 선택사양으로 적용했다.

이밖에 운전자세 메모리 시스템과 후진연동 자동하향 아웃사이드 미러 등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모하비는 프레임 바디를 적용한 후륜구동 방식으로, 최근 출시되고 있는 SUV(모노코크)와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옷매무새는 가다듬었다. LED 광원의 안개등과 실내등, 신규 디자인의 기어 노브, 스테인리스 타입의 리어 범퍼스텝 등으로 세련미를 더했다.

차체 크기는 4930×1915×1810×2895다. 당당한 체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2열은 상당히 넉넉하다. 무릎과 머리 공간 모두 부족함이 없다. 센터 콘솔 후면에 위치한 공조장치는 온도와 바람세기, 방향까지 모두 조절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60:40 분할 폴딩과 슬라이딩이 가능하다.

3열 시트는 늘 그렇듯. 어린이에게 추천한다. 모하비 3열 시트가 좁다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성인도 앉을 만 하다. 하지만 장거리 운행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면 성인 보다 어린이가 안성맞춤이다.

질주

사진=현대자동차
사진=기아자동차

이제는 달릴 시간이다. 모하비는 이미 준비된 모습이다. 오늘 코스는 좀 특별하다. 오프로드의 지배자에게 일반 도로는 실례, 아니 결례다.

경기도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경기도 연천 방향, 지방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한적한 곳에 위치한 캠핑장이 있다. 이곳 한켠에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정상으로 오르는 기가 막힌 코스가 있다.

출발에 앞서 스펙을 살펴보자. 파워트레인은 3.0 V6 디젤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최대 출력은 260마력. 최대 토크는 57.1㎏•m의 힘을 뿜는다.

공회전 정숙성이 수준급이다. 진동 억제는 놀랄 정도다. 디젤을 먹는 녀석이 맞나 싶을 정도다. 아무리 디젤 차량을 선호한다고 해도, 엉덩이를 타고 전달되는 진동은 그리 기분 좋은 게 아니다.

한적한 지방도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았다. 거침이 없다. 쭉쭉 치고 나간다. 기어비를 촘촘히 배치해 가속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최고 속도가 나오는 7단에 다다르자 계기판 속도계가 190㎞/h를 향했다.

모하비의 또 다른 매력은 폭발적인 스타트 능력이다. 초반 가속에서 스포츠카 뺨을 제대로 때린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대다수 차량이 모하비 뒤꽁무니를 쫓기 바쁘다.

코너링도 인정할 만 하다. 고속에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차체가 기울기는 하지만 적절하게 돌아나간다. 전자장비의 개입도 만족스럽다. 브레이크 성능은 합격점이다. 170㎞/h에서 시도한 연속 제동에서 차선을 유지하며 원하는 위치에서 멈춰 섰다.

주행 정숙성도 디젤 차량인 것을 감안할 때 만족스럽다. 흡차음재 개선으로 엔진 소음의 실내 유입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 또 휠 강성을 높이고, 실내 재질을 최적화 해 노면 소음 최소화한 것도 칭찬해주고 싶다.

다만 프레임 구조의 한계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노면이 조금만 불량하면 출렁 출렁이다. 1열에서 느끼는 출렁임은 뒤로 갈수록 배가 된다. 2열 시트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이 심각하다.

본능

사진=현대자동차
사진=기아자동차

이런저런 주행시험 끝에 목적지에 다다랐다. 며칠 동안 무더위를 식히는 반가운 비가 내린 탓일까. 정상으로 향하는 길 곳곳이 움푹 파였다. 잠시 걱정하는 사이 모하비가 피식 웃는다. 걱정 말라고.

진흙으로 변한 길에 올라선 후 가속 페달에 천천히 힘을 줬다. 잠시 바퀴가 미끄러지는 가 싶더니 진흙길을 단단히 움켜쥐고, 정상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움푹 파인 길을 지날 때도 주저하지 않는다. 야생의 본능이 되살아난 듯하다.

온 몸을 진흙으로 휘감고, 정상에 오르자 백캠핑을 즐기는 두 쌍의 커플이 신기한 듯 바라보며 불청객을 반겼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백창기(38/남)씨는 “(모하비는) 선망의 대상이다. 이곳 경치가 좋아, 자주 찾는데 소유하고 있는 차량의 스펙 때문에 백캠핑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면서 “완전변경모델이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곤 기자 cho@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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