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만능통장’ ISA의 실적 부진 Why?…“수익률 낮고 혜택 적은데, 조건은 까칠 ”
[이지 돋보기] ‘만능통장’ ISA의 실적 부진 Why?…“수익률 낮고 혜택 적은데, 조건은 까칠 ”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8.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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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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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실적이 유명세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2016년 출시 초기, 4개월 만에 가입자가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줄고 있다. 수익률과 혜택이 금융 고객을 유인하기에는 매력적이지 않다. 더욱이 가입 조건과 계좌 유지 등 제약이 심한 탓에 찬밥신세가 된 모양새다.

이에 금융당국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마음이 떠난 고객을 붙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가 운영하는 ISA의 가입자 수는 지난 5월말 기준 209만77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11만9961명) 대비 1.1%(2만2213명) 줄어든 규모다.

ISA는 정부와 금융당국이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 형성을 지원하려는 취지로 지난 2016년 3월 도입한 절세상품이다. 계좌 하나로 펀드와 파생결합증권(ELS), 예‧적금 등을 투자할 수 있어 ‘만능통장’으로 불렸다.

더욱이 투자수익 200만원까지 세금이 적용되지 않고 그 이상은 9.9%의 분리과세만 적용돼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관심도 높았다. 일반 투자 상품에 15.4%의 세율이 적용되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비과세 혜택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출시 후 한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첫 달인 2016년 3월 한 달 동안 120만4225명이 가입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240만5863명에 도달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 239만778명으로 감소세로 전환된 뒤 지속 하락하고 있다. 출시 1년째인 지난해 2월 말에는 234만7867명으로, 지난해 말에는 211만9961명까지 쪼그라들었다.

체감

ISA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수익률과 혜택이 금융 고객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언뜻 보기에는 화려해 보이는 혜택이 실질적으로는 체감되지 않은 것이다.

ISA는 신탁형과 일임형 두 종류로 나뉜다. 신탁형은 고객 본인이 직접 자산운용을 하는 방식이다. 일임형은 금융회사에 돈과 운용 권한을 맡긴다. 신탁형이 본인이 운용하는 만큼 수수료가 일임형보다 낮기 때문에 가입자 대다수는 이를 선택한다. 실제로 올해 5월 기준 전체 ISA 가입자 중 신탁형을 선택한 비중은 87.4%에 달한다.

신탁형 ISA 가입자들은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선택하는 대신 안전을 선호한다. 신탁형 ISA에 가입한 총 금액 4조2835억원 가운데 예‧적금에 72.6%(3조1104억원)이 몰려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사실상 가입자 대부분이 ISA를 예금통장으로 쓰는 것이다.

문제는 수익률이 형편없어지는 것. 신탁형 ISA 평균 수익률이 3% 안팎을 기록하는데다가 여기에 수수료까지 붙으면서 일반 예‧적금 상품과 다를 바가 없어진 것.

또 가입대상에 제한이 있는 점과, 중도 인출‧해지를 함부로 할 수 없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ISA는 근로소득‧사업소득이 있거나 농어민이어야 가입 가능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즉 직장인만 가입 가능하고 주부나 학생은 계좌를 개설할 수 없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ISA에 넣어놓은 돈은 5년간 묶어놨어야 했다. 지난해까지는 중도인출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5년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도해지하게 되면 세제 혜택이 무효가 돼 그동안 받은 혜택을 토해내야 했다. 즉 ISA에 돈을 넣어두면 내 돈임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 가입 대상자인 30~50대는 주택, 자동차, 자녀 교육비 등 당장에 지출할 돈이 많은 세대다. 장기적인 투자가 어려운 구조다. 이들이 은퇴 후 투자에 여유가 있다고 해도 근로소득이 없어서 가입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밖에 비과세 혜택에 한도가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금융위원회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했는지 올해 초 개선에 나섰다. 5년 만기를 채워야 돈을 뺄 수 있는 제한을 없애 중도인출을 가능하게 했다. 또 서민형 ISA의 비과세 한도를 400만원까지 늘렸다. 또 당초 올해 말까지로 정해져있던 가입 기간을 연장하고, 비과세 혜택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과세 한도가 늘어난 서민형 ISA의 가입자가 올해 2월 말 140만2617명에서 5월 말 140만721명으로 감소하는 등 효과가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ISA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가입의 제한과 비과세 혜택의 한도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ISA를 도입한 일본은 4년 만에 총계좌수 1100만개에 도달하는 등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며 “가입대상에 제한이 없고 투자 상품 수익에 전면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서민형 비과세 한도가 상향되는 등 개선됐지만, 가입자격요건은 완화되지 않아 여전히 소득이 없으면 가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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