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용산역에 모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 "현대산업개발은 탄압 멈춰라" 폭우 속 천막농성
[현장] 용산역에 모인 타워크레인 노동자들, "현대산업개발은 탄압 멈춰라" 폭우 속 천막농성
  • 정재훈 기자
  • 승인 2018.08.30 09: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원들의 불만이 담긴 현수막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용산역 앞 도로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향한 목소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정재훈 기자

[이지경제] 정재훈 기자 = 서울 용산역 일대에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한 노동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불공정하고 비합리적인 차별에 분노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원들은 지난 27일 오후부터 현대산업개발 본사가 위치한 용산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3년 전부터 꾸준히 쌓여온 불만이 최근 들어 폭발했고, 집회를 거쳐 천막농성까지 이어졌다.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이들이 생계를 놓으면서까지 용산역 앞으로 모인 이유는 한 가지. 아이러니하게도 생계 때문이다.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주장. 서울경기 민주노총에 속한 550여명의 타워크레인기사 중 약 150명이 현재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박종국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정책부장은 “우리는 현장에서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3년 이상의 경력자로 구성하고 자비를 내고 휴일까지 반납한 채 전문신호수 자격증 교육까지 받았다”며 “단지 노조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용 차별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타워크레인 기사는 대형 건설사가 아닌 타워크레인 장비를 보유한 임대사에 고용되고 임금을 받는다. 타워크레인 기사는 건설 현장이 마무리될 때까지 파견직 형태로 일하는 구조다.

용산역 앞에 위치한 노조 천막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타워크레인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27일부터 서울 용산역 앞 도로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정재훈 기자

그렇다면 노조는 왜 임대사가 아닌 현대산업개발을 향해 화살을 겨눴을까.

박 정책부장은 “타워임대사는 계약만 하면 끝이다. 실제적으로 출퇴근과 근태 관리 등 우리를 컨트롤하는 건 시공을 담당하는 건설사다”며 ”현대산업개발이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 보이지만 뒤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노조원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건설사는 노조와 비노조 비율을 나름대로 잘 해결했는데 유독 현대산업개발의 협력업체 임대사만 노조 고용비율이 극도로 낮다”며 “우리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타워크레인 기사는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건설기간에 따라 고용되는 임시직. 2년이 채 안 되는 건설 현장이 마무리되면 또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박 정책부장을 포함한 노조원들은 “우리 노조원들만 생각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많은 걸 바라는 건 더욱더 아니다”며 “임대사가 타워크레인 기사를 따로 고용하는 점도 충분히 이해는 간다. 다만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천막농성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노조원들의 얘기다.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면 벌써 끝났을 것이라는 설명.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현재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강동석 현대산업개발 홍보마케팅팀 대리는 “천막농성에 관해 알고는 있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해 자세히 할 말이 없다”면서도 “담당부서가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재훈 기자 kkaedol07@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