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돋보기] 동산담보대출 화려한 부활(?)…IoT‧빅테이터 적용했지만 불확실성 여전
[이지 돋보기] 동산담보대출 화려한 부활(?)…IoT‧빅테이터 적용했지만 불확실성 여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8.09.03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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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은행권 ‘동산담보대출’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으로 동산담보대출을 선택해 활성화를 주문하고 나선 까닭이다.

동산담보대출은 기계설비나 원자재, 매출채권, 농축산물 등을 담보로 하는 대출을 말한다.

은행권이 지난 2012년부터 취급했지만, 리스크 관리 문제 등 단점이 부각되면서 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었다.

이에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했고, 은행연합회는 다음달 ‘동산담보대출 취급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하는 등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동산담보대출 활성화에 가장 먼저 호응한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지난 5월 23일 금융위와 함께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실시한데 이어, 같은 달 28일 사물인터넷(IoT)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동산담보대출’을 실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기업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동산금융을 통해 1조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출시 3개월 만에 취급 대출 규모가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0일 ‘신한 성공 두드림 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하며 활성화 대열에 합류했다. 사업 개시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모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등급과 업종제한 기준을 해제해 대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IoT기술을 활용해 담보물의 위치정보 및 가동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담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담보관리 전담팀을 신설해 전문적인 담보관리 체계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또 2020년까지 현행 대비 최대 15배 수준으로 동산담보대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동산담보와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하며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동산담보 스마트 사후관리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체 선정에 나섰다. IoT 기반 장치와 QR코드 등을 활용해 동산담보의 사후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은 일부 동산 담보에 IoT 기술을 시범 적용하는 테스트 단계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은 기계설비 뿐만 아니라 농축산물에도 담보 추적이 가능한 신기술 접목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23일 경기 시흥시 한국기계거래소에서 열린 '동산담보 금융지원 방안 현장 간담회'에 참여해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부착한 동산담보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5월23일 경기 시흥시 한국기계거래소에서 열린 '동산담보 금융지원 방안 현장 간담회'에 참여해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부착한 동산담보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IBK기업은행

신기술

은행권은 그동안 동산담보대출을 썩 반기지 않았다. 담보 감정이 비교적 쉽고 가치가 확실한 부동산과 달리 동산은 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워, 은행이 담보물을 일일이 추적해야 하는 등 관리에 번거로움이 있는 탓이었다.

때문에 6개(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주요 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취급 실적을 보면 2014년 말 3133억원에서 △2015년 말 2589억원 △2016년 말 1936억원 △지난해 말 1488억원으로 지속 쪼그라들고 있었다.

그러나 IoT 등 신기술을 동산담보에 접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관리 부담이 줄어들면서 은행권도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미는 모습이다. 담보물에 IoT 기기나 QR코드를 부착하면 담보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이유에서다.

실제로 금융위의 동산금융 활성화 추진 전략에서도 IoT나 빅테이터 등을 활용해 은행의 사후관리 부담 완화를 큰 과제로 삼았다. 센서 등을 통해 담보의 이동․훼손을 감지해 은행에게 자동알림을 제공하는 ‘IoT 자산관리시스템’을 내년에 전면 확대하고, 은행권 공동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모니터링 서비스를 도입해, 기업의 영업활동 정보 등을 통한 동산의 회전율․정상가동 여부 등을 추정하고 이를 은행권에 수시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관리 부담은 줄었어도 동산 담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산은 감가상각이 적용되기 때문에 담보 가치를 판단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한번 정한 가치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아닌 탓에 담보력이 부족하다는 것.

또 담보권 실행 시 처분이 비교적 수월한 부동산과는 달리, 동산 담보는 해당 물건의 시장이 활성화돼 있지 않으면 제값을 받고 처분하기 어려운 문제도 남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물에 IoT 기기 등을 부착하면 원격 관리가 되는 등 부담이 줄어 이전보다 위험성이 훨씬 줄어든 것은 맞다”면서도 “동산담보는 종류가 워낙 다양해 대출 부실로 담보권을 실행할 때 해당 담보의 시장 활성화가 안 돼 있다면 처분이 어려워 회수가치가 낮다는 문제점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담보권 실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다양한 동산 담보를 평가할 수 있도록 외부 감정평가기관과의 제휴를 추진해야 한다”며 “유형별 담보 회수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은행 간 공유하는 등 인프라 마련도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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